중세에 가장 탁월한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St. Thomas Aquinas, 1225년경~1274년)는 주저 '신학대전'을 비롯해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그는 50세에 타계했지만 어떤 신학자나 철학자보다도 많은 분량의 저술을 남겼다.
'신학대전'은 모두 60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의채 신부에 의해 부분적으로 국역(바오로 딸 출판사 간행)됐다. 라틴어와 한국어 대역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전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15권으로 신의 존재와 본질을 다루고 있으며, 2부는 32권으로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인 행복, 4개의 덕들 즉 지혜'정의'용기'절제의 덕을 비롯하여 여러 덕들에 대해 논구하고 있다. 3부는 13권으로 그리스도론과 마리아론 등을 다루고 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플라톤의 철학에 큰 영향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신학대전'에서 철학자라고 말할 때는 이름이 명기되지 않더라도 아리스토텔레스를 지칭한다.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유일하게 철학자라고 부르듯이 아퀴나스에게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유일한 철학자로 보였던 것이다.
국역 된 '신학대전' 제16권은 인간의 행복에 관한 신학적'철학적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16권에서는 5개의 문제들 즉 인간의 궁극목적에 대하여, 인간의 행복이 있는 것들에 대하여,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을 위해 요구되는 것들에 대하여, 행복에의 도달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행복에 대한 기존의 견해, 성서적 해석 그리고 자신의 독자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16권은 낱권으로 구입할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절판된 상태이다.
이 책은 중세 스타일로 저술되었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읽기에는 낯설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책의 스타일은 큰 질문과 하위질문들이 제시되고 각 하위질문에 대해 당시 유행하는 해답을 제시한다. 이 해답에 대한 여러 반대의견을 나열한 후 성서, 교부 사도, 철학자의 견해를 제시한다. 이어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순서로 되어 있다. 아퀴나스는 이러한 형식으로 수많은 질문들에 대해 학설들을 소개하고 권위자들의 견해와 관련을 짓고 자신의 견해를 정교하게 제시했다. 아주 난해한 책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초보자를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하면서 고린도전서 3장 2절에 있는 말을 인용했다. "너희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이들 같아서 내가 너희를 젖으로 먹이고 밥으로 아니 하였으니…."
신득렬 전 계명대 교수 paideia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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