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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학의 시와 함께]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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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박두규(1956~)

툇마루에 앉아 강물을 바라본다. 의심도 없이 그대를 좇아도 세월은 아직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그대의 幻影을 노래한 詩들은 은어의 무리처럼 거침없이 따라 오른다. 이승의 시간이 다하기 전 그대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이 생각만이 아직도 늙지 않았다. 나는 이미 강의 하구에 이르렀건만, 지금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이 허튼 생각만이 남아 가여운 나를 위로한다.

-월간 《현대문학》(2013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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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이고, 거기에 몸을 맡긴 채 속절없이 따라가 보는 것이라는 말인가. 그런데 그렇게 만나고 싶은 그대는 앞에 있는 것이 아니고 정작 뒤에 남은 것이라는 말인가. 흘러갈수록 자꾸만 멀어지는 것이란 말인가. 숱한 그리움을 풀어내면 그것들은 은어처럼 그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고 정작 나는 자꾸만 멀어지며 흘러가 버린단 말인가. "의심도 없이 그대를 좇아"온 세월이라 믿었는데 그대와는 점점 멀어지고 말았다니.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깨달았지만 '허튼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니. 그렇게나마 '가여운 나를' 위로할 수밖에 없다니. 귀소하는, 회귀하는 본능이라는 것이 그렇게도 절박한 것이었나.

탯줄을 끊고 강물을 따라나선 길. 강물을 따라가며 굽이굽이 숱하게 만나고 헤어진 마음자리들. 끝까지 동행할 수 없었던 숱한 그리움들에게 느지막이 소식 전하는 마음이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안상학<시인·artand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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