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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상교육보다 공교육 살리기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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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초중고 교사 2천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73.9%가 정부의 전면 무상교육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반면 92.1%는 무상교육 예산으로 공교육 살리기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지난달 말, 정부가 2017년까지 고교 전면 무상교육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것에 따라 이뤄졌다. 정부는 내년 도서 벽지 고등학교부터 시작해 2017년에는 특별시와 광역시까지 무상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이 정책의 예상 소요 예산은 2조 1천498억 원이다.

고교 무상교육은 장밋빛 공약의 실천이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다르다. 교사들은 전면 무상교육 시행이 다른 교육 재정을 줄여야 하는 결과를 낳아 학교 재정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실제로 정부는 무상교육 예산을 2조여 원을 잡고 있지만, 재원 조달 방법이 불투명하다. 교육 재정을 더 늘린다 하더라도 상당 부분은 기존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이는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 등으로 교육 재정 수요가 늘면서 학교 재정이 어려워진 것과 비슷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요동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교육이 전 국민과 직결된 문제여서 어떤 현안보다 시급한 까닭도 있지만, 그만큼 기존 교육 정책에 허점이 많아서다. 이 때문에 정권 초창기에 많은 교육 정책이 충분한 검토나 검증 없이 쏟아져 나왔다. 정권에 관계없이 추진해야 할 교육 철학 없이, 성과 위주 정책으로 흐르거나, 심지어 잘못한 정책을 정권 말까지 고집해 교육 체계를 아예 쑥대밭으로 만든 일도 있었다. 그리고 많은 실패한 정책의 주요 원인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은 탓이 크다.

고교 전면 무상교육은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당장 시급한 것은 아니다. 현재 학교에서는 찜통더위에도 전기료 걱정에 에어컨을 틀지 못하는 곳이 많다. 책걸상이 부서져도 바꾸지를 못하거나 복사지 같은 기본적인 소모품도 사비로 사는 일이 수두룩하다. 무상교육 도입은 이러한 학교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교육이 직면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히 정책 시행 우선순위는 있다. 현재 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상교육과 같은 선심성 공약 실천보다는 공교육 살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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