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Hot 영양, 영양고추의 알싸한 성공 신화] <중>엄격한 품질 관리

4개 토종 고추 복원, 명품화 사업으로

영양군은 차별화된 품질 관리와 토종 고추 복원으로
영양군은 차별화된 품질 관리와 토종 고추 복원으로 '영양고추'의 전국적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고추가 전국 최고로 인정받는 데는 철저한 품질 관리와 토종 고추 명품화 사업이 큰 몫을 하고 있다. 타지역의 고추 주산지들이 영양군의 품질 관리 정책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차별화돼 있고, 영양에 들어선 경북도농업기술원 고추시험장은 토종 고추 복원과 재배기술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것. 영양고추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통해 명성을 지키고 각종 병해충 교육과 고추 품종 복원 및 보급 등 고추의 고장다운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복원된 고추 품종은 여타 고추에 비해 월등한 가격으로 거래돼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차별화된 품질 관리로 국제 규격제품 생산

영양고추는 해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사)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가 함께 마련하는 '전국 으뜸농산물한마당'에서 채소양념분야 대상을 휩쓸어 왔다. 지난 1992년 1회 때부터 21회 품평회까지 출품한 영양고추는 19차례에 걸쳐 대상과 최우수상, 특별상을 받았다. 이 사업을 주관해 온 한국식품연구원 장대자 박사는 "영양고추는 주야간의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으며 식양토 등 토양이 적합해 고추 생육에 적합한 조건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과피가 두껍고 색상이 월등하며 당도와 신미성분의 조화가 뛰어난 고품질 고추"라고 밝혔다. 영양군은 우수한 품질의 영양고추를 유지하기 위해 안동상공회의소 지식재산센터와 함께 '영양고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권리화 사업'을 추진해 2010년 등록을 완료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영양고추유통공사는 미국 FDA 시설 승인을 통해 미국 수출길을 여는 등 영양고추의 글로벌 양념화에 앞장서고 있다. 영양고추유통공사는 HACCP 적용업소 지정과 ISO22000 인증 등으로 2009년부터 4년 연속 '공기업경영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농식품파원브랜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박창환 영양고추유통공사 사장은 "불합리한 고추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원형 상태의 건조와 고품질 위생적 고춧가루 생산 등으로 농가소득을 확보하고 있다"며 "신미도에 따른 품종별 저장과 8단계 수치화 등 국제규격 제품 생산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 고추 복원, 전통의 맛 잇는다.

영양군은 경북도농업기술원 영양고추시험장과 함께 경북지역 토종 고추 종자 복원에 힘을 쏟고 있다. 1970년대만 해도 영양 지역에는 '칼초', '별초', '우멍초', '팽이초' 등 다양한 특징의 재래종이 많이 재배됐다. 그러나 현재는 '수비초'와 '칠성초'를 제외하면 명맥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영양군과 영양고추시험장은 지난 10여 년간 사라져가는 다양한 재래종 고추를 수집해 복원했다. 특히 개량종으로 바뀐 '수비초'와 '칠성초'의 원형을 되찾는 등 4개 품종을 복원했다. '수비초'(영고4호)는 약간 맵지만 과실의 당도가 높고 과피의 질감이 좋다. 영양군 칠성리에서 유래된 '칠성초'(영고 5호)는 과실의 허리가 굵어 붕어모양과 유사해 붕어초라고 불린다.

영양군은 복원한 토종 고추 명품화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2007년 2ha에 그쳤던 토종고추 재배 면적을 2015년에는 전체 고추재배 면적의 10%인 200ha로 늘릴 계획이다. 건고추 판매에서 특화한 가공상품 개발과 독자적 브랜드 상품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품종별 작목반을 구성해 비가림 시설과 관수시설, 포장지 제작 및 쇼핑몰 구축, 재래종 고추 내병성 연구용역, 고추 채종포 설치, 브랜드 개발, 토종고추 공원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영양고추시험장은 올해부터 재래종 고추 4개 품종 10㏊ 파종 분량을 200농가에 분양 완료했다. 분양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토종고추에 대한 관심은 자취를 감추고 있는 재래종 고추의 맛에 대한 관심 덕분으로 풀이된다. 권정락 영양군 농정과장은 "역병에 내성을 가진 품종 재배가 늘면서 본래 영양고추 고유의 맛이 사라지고 있다"며 "토종 고추의 생산을 통해 매운맛과 단맛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영양고추만의 명품 맛을 소비자들에게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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