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식품의 색깔에 눈을 뜬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1991년부터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채소, 곡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자는 '레인보우' 캠페인을 벌여온 게 불과 20년 전이다. 2000년대 들어 갖가지 색의 자연식품에서 노화 예방과 면역력 강화, 해독 등의 효능이 부각되면서 지금은 컬러푸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컬러푸드를 대표하는 색깔로 흔히 빨강과 노랑, 녹색, 자주색, 하얀색, 검은색 등 6가지를 꼽는다. 이런 색깔의 차이는 '파이토케미컬'이라는 성분에 의한 것인데 식물의 뿌리나 잎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화학물질을 일컫는 용어로 5대 영양소에 뒤지지 않는 좋은 영양소로 불린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을 뜻하는 파이토(phyto)와 케미컬(chemical)의 합성어로 현재 밝혀진 것만도 700여 종에 이르는데 화려하고 짙은 색의 과일'채소에 많이 함유돼 있어 건강에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컬러푸드가 최근에는 기존의 색깔에만 머물지 않고 발효 등 자연 숙성 과정을 거쳐 색에 변화를 주는 컬러농업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컬러농업을 이끌고 있는 작물은 단연 블랙푸드다. 블랙푸드는 안토시아닌 등이 풍부해 성인병이나 노화 예방, 면역력 강화 등 뛰어난 효능이 있다는데 검은콩과 검은깨, 흑미, 메밀 등 자연식품은 물론 흑마늘, 흑초 등 발효 식품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몇 해 전 가짜 흑마늘 파동도 블랙푸드 열풍이 몰고 온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중국산 생마늘 즙에 캐러멜 색소 등을 섞어 내다 팔아 수백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일당이 적발되면서 정직한 컬러농업 농가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특히 2007년 처음 흑마늘을 생산한 의성흑마늘 상표는 엄청난 시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최근 의성흑마늘영농조합이 중국에 의성흑마늘 12t을 수출한 데 이어 일본, 유럽, 동남아 등지로 수출 길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불교 계율서인 '사분율'에는 일상의 음식이 모두 약이라고 했다. 그러나 먹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바르지 않은 식습관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일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건강한 컬러푸드, 창의적 컬러농업의 열풍이 두 번 다시 가짜 흑마늘 파동 등으로 인해 왜곡되지 않도록 단단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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