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터키 이스탄불 신시가지 뤼트피 크르다르 컨벤션센터 루멜리관에서 우리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이 흘러나왔다.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경상북도와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한국전쟁 터키 참전용사 감사행사'가 이곳에서 진행됐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시장, 투란 쵸크메즈 터키참전용사회 한국전참전용사회장 등 참전용사와 유가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총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기념메달을 터키참전용사 대표 투란 쵸크메즈(85) 회장에게 수여했다. 메달을 받은 쵸크메즈 회장은 받은 메달에 키스를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쵸크메즈 회장은 "한국전쟁 때는 총상을 입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지만, 대한민국을 도와줬다는 데 대해 평생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다시 1950년대로 돌아가도 한국전에 참전할 것이며 터키 8천만 국민은 대한민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뜨거운 형제애를 나타냈다.
이어 한국전쟁 자료영상 화면이 상영될 때 참전용사들은 당시의 전시상황이 눈에 선한 듯 화면에서 시선을 뗄 줄 몰랐다.
이 자리에 참석한 페이지 칠(82) 씨는 1952년 8월 부산에 도착해 서울 방향으로 진격하는 한국군에 합류해 19개월 동안 전장을 누볐다고 한다.
한국전쟁 중 총포소리가 3, 4시간 동안 지속되던 중공군과의 전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해가 뜰 때까지 치열한 전투 끝에 아군과 적군의 시체 사이로 생존해 전투장을 걸어 내려간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당시 오른쪽 다리에 총탄 두 개가 박히는 부상을 당했다며 바지를 걷어 상처를 보이기도 했다.
칠 씨가 기억하는 당시의 한반도는 굶주린 사람들이 군인들을 따라다니며 먹을 것을 구걸했고 대부분의 도시가 전쟁으로 인해 황폐했다는 것. 그는 지난 2월 6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다시 찾은 한국은 너무 많이 변했고 발전했다. 피를 나눈 형제, 한국은 나의 또 다른 조국이며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말하며 두 손을 모았다.
이날 대구경북국제교류협의회 한국터키협회(대표 석정달)는 한국전 참전 터키용사 위문금 1만8천리라(1천만원 상당)를 터키참전용사회 이스탄불지회에 전달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