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나물·약용자원 등 지역별 산림특화 개발 필요"

조경학 박사 학위 공무원 김종환 씨

자기 업무분야에 대한 관심과 고민을 연구에 쏟아내 박사 학위를 취득한 공무원이 화제다. 김종환 경상북도 산림녹지과장이다.

김 과장은 지난달 대구한의대학교 환경조경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부터 같은 부서 직원들에게 괜히 눈치가 보여 몰래 학위 논문을 준비해온 지 3년여 만이란다. 논문 제목은 '도립'군립공원의 효율적인 관리방안에 관한 연구'. 현재까지 국내 자연공원의 산림과 동'식물 등 생태환경과 관련, 국립공원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한 조사 및 연구가 진행돼 있지만 도립'군립공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에 김 과장이 처음으로 실태 조사는 물론 연구를 통한 제언까지 내놓은 것이다.

"국립공원은 중앙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반면 도립'군립공원은 지자체가 맡아 예산이 빈약한데다 국가가 정한 규제 위주의 정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용객 수는 비슷해요. 지역 주민들이 가까이에서 쉽게 찾는 산림자원인 도립'군립공원에 대한 지원 증대가 절실합니다."

김 과장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연공원은 모두 79곳으로 국립공원이 21곳(27%), 도립공원이 31곳(39%), 군립공원이 27곳(34%)이다. 여기서 연평균 이용객 수는 국립공원이 4천410만 명, 도립공원이 4천155만 명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연평균 예산은 국립공원이 6천499억원, 도립공원이 1천119억원으로 약 5배나 차이가 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

김 과장은 "업무 분야가 경북도 면적의 71%를 차지하는 산림이다 보니 관심과 고민이 자연스럽게 산림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림 활용에 대해 나름의 생각도 정리하게 됐단다. 보존해야 할 산림과 개발해야 할 산림을 확실히 구분해야 하고, 개발해야 할 산림의 경우 앞으로 은퇴 후 이모작 인생을 준비하는 베이비붐 세대 등에게 기회의 장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

"경북도는 내년(가칭)'산림사관학교' 운영을 통한 맞춤형 전문 임업인 양성을 추진하고 있어요. 산림은 농지에 비해 임야 마련에 드는 비용이 적어 소자본으로도 버섯, 약초, 산나물 등 다양한 임산물 재배가 가능합니다. 초보들의 진입이 비교적 쉽죠. 문경은 오미자, 영주는 산양삼 식으로 산림복합경영단지를 조성하면 지역별 특화도 가능합니다."

이후 임산물의 가공 작업, 판로 확보, 마케팅 등을 경북도가 지원하며 경북만의 청정임산물 브랜드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현재 경북도는 국가산채(산나물)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국립산림약용자원연구소 설립 등 산림산업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일터는 물론 쉼터도 있는 경북의 산림을 찾아 전국에서 은퇴 세대가 모여들면 경북 농촌의 인구 유치 효과도 저절로 나타날 것입니다. 산림에 경북의 미래가 있습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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