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북구 흥해읍 죽천2리 해안에 오염된 하천이 그대로 흘러들면서 하천과 해수욕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오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죽천2리 해변과 맞닿은 하천. 장량하수종말처리장(이하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물이 지독한 악취를 풍기며 기름띠를 만들고 있었다. 이날 오후에 내린 많은 비를 타고 오염된 물은 그대로 바다로 유입됐다. 하수처리장에서 죽천해수욕장까지 거리는 100m 남짓. 상류 부분은 복개가 이뤄져 악취가 없지만, 해수욕장 인근은 냄새와 오염물질에 그대로 노출됐다. 하천변이 죽어가면서 이곳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도 사라진 지 오래다.
이곳에서 민박과 식당 등을 운영하는 최인해(70) 씨는 "하수처리장이 들어온 3년 전부터 악취와 기름띠가 하천에 보이기 시작했다. 매번 민원을 제기해도 굴착기가 와서 하천을 몇 번 휘젓는 것이 전부"라며 "피서객이 왔다가 인상을 찌푸리며 가버리니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포항시와 장량하수종말처리장을 위탁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하수처리장에서 정수 처리된 물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천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하천에 물이 흐르지 않아 악취가 나는 것인데 복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매년 장마철이 되면 굴착기로 물길을 터주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하수처리장 상류에 있는 쓰레기매립장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수처리장 위쪽 200m가량 떨어진 양덕쓰레기매립장의 침출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흘러든다는 것이다.
포항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쓰레기매립장 당시 비닐만 깔고 쓰레기를 매립해 침출수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다"며 "매립장 침출수 관리를 강화하고 하천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물을 재처리하는 시설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하수처리장 위쪽에 있는 쓰레기매립장 침출수는 정화조에 모인 뒤 하수종말장을 통해 깨끗이 처리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하수관로에 일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