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녀교육 비타민] 내 아이를 경제캥거루족으로 키우지 않으려면

오늘날 '경제캥거루족'의 증가는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캥거루족은 만 30∼40세로 부모의 근로소득과 연금, 기타 정부보조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노동패널분석 자료에 의하면 이들의 숫자는 2010년 현재 약 57만 명으로 10년 전 약 20만 명의 3배에 달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패러사이트 싱글'(parasite-single)이라고 부르며, 2010년 기준 1천36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패러사이트 싱글족이 사회이슈가 되는 이유는 부모에게 기생하며 소비 생활을 하고, 생계를 위한 노력보다는 편한 것을 추구한다는데 있다. 과연 내 가정에는 이런 문제가 없을까. 경제캥거루족에 대한 진단과 대처법을 살펴본다.

첫째 '내 귀한 아이를 어떻게 기를 죽여!'

상당수 부모들은 아이들의 기를 죽이지 않으려고 명품 사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집에 비슷한 물건들을 두고도 갑자기 장난감 가게, 옷 가게, 액세서리 가게 앞에서 떼를 쓰며 부모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떼를 쓴다고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것은 곧장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에도 부모님들의 약한 마음을 이용해 충동구매나 과소비를 일삼아 습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다른 집 아이들은 모두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데 우리 집 아이는 정말 안쓰러워!'

맞벌이 등으로 자기 일에 바쁘다보니 자녀에 대해 미안한 생각이 들고,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필요 이상의 돈을 주면서 '너 먹고 싶은 것 사먹어! 사고 싶은 것 사라'라고 하지는 않았는가? 돈으로 사랑을 대신한 아이는 사랑이 부족할 때마다 돈을 써야만 허전함을 달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돈의 가치를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허전해서 못 견디게 되고 탈선을 할 수도 있다.

셋째 '내 자녀만은 가난을 모르고 살도록 해야지.'

부모들은 가난에 대한 쓰린 추억을 강하게 기억하면서 자식들에게만은 그런 가난에 대한 추억을 물려주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아이가 요구하는 대로 해주기 십상이다. 절제가 행동화되기까지에는 많은 세월이 요구되지만 사치가 체질화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자녀가 귀여울수록 절제력을 갖도록 키워야한다. 특히 요즘 아이들 같은 '경험의 빈곤 세대' 에는 가난과 고생에 대한 체험이 필요하다.

넷째 '아이들은 돈을 몰라도 돼! 쓸데없는 걱정 말고 공부나 해라!'

오늘날 우리 아이들에겐 너무나 많은 물질적 유혹들이 도사리고 있다. 부모님들이 살아온 과거와는 달리 소비규모가 훨씬 커졌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옷, 신발, 스마트폰, 컴퓨터 등 작게는 몇 만원에서 몇 십만원 단위가 보통이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구입비는 몇 십만원 대에 이른다. 잘못 쓴 신용카드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몰리는 청소년들이 1만 명이 넘고, 신용불량자가 몇 백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충분히 나이가 들고 결혼까지 한 자녀들이 경제캥거루족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결국 부모의 지나친 친절이 귀한 자녀를 경제캥거루족으로 만든다. '세 살 때 버릇이 여든 살까지 간다'는 속담은 무엇을 뜻하는가. 습관은 개인의 성공 혹은 실패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기경제교육을 통한 올바른 경제습관의 형성은 경제캥거루족을 미리 막는 요체가 된다.

김상규(대구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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