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로커베스팅

로커베스팅/ 에이미 코티즈 지음/ 홍선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미국 미시간 주의 작은 마을 클레어에는 경찰관들이 운영하는 특이한 동네 빵집이 있다. 이들이 이 빵집을 인수한 것은 2009년 5월. 무려 111년의 역사를 가진 동네 빵집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경찰관들이 힘을 모아 빵집을 인수한 뒤 '캅스 앤 도넛'이라는 간판을 달고, '사건에 휘말린 도넛' '심야 교대' 등 재밌는 이름을 붙인 메뉴도 개발했다. 그러자 도넛 가게는 순식간에 언론의 관심을 받았고, 이후 빵집은 19명의 직원을 채용할 만큼 성공하면서 그 여파는 다른 상점으로까지 번져 클레어의 중심가엔 새로운 활력이 넘쳐났다. 경찰들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지역 상권을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살려냈다는 데 굉장한 자긍심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로커베스팅의 힘이다.

'로커베스팅'은 지역(local)과 투자(investing)의 합성어로, 월스트리트의 '패스트머니'(빠르게 투자했다가 이익이 나면 곧바로 회수하고 빠져나가는 글로벌 거대자본)에 맞서는 개념이다. 작은 가게와 지역사회를 살리는 새로운 투자 방식을 뜻한다.

저자는 시민 금융 혁명이 미국 전역에 뿌리내리는 광경을 소개하면서 지역투자가 우리의 비상금을 돌려주고,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역에 대한 주민들의 애착이 높을수록 그 지역의 GDP도 높게 나타나 경제 혁명을 일으킬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의 등장이라 할 만하다. 특히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거대자본의 독주를 막고 즐겁고 활기찬 지역사회를 만드는 여러 가지 '로커베스팅의 기적' 사례는 거대자본의 침투에 종속돼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우리 지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364쪽, 1만8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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