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중정에 타살당한 최종길 전 서울대 교수

우리는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상당 부분 억압당했다. 특히 유신 시절 정권의 정치 탄압이 가속화됐고 피해자가 속출했다.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가 최종길(1931~1973) 전 서울대 법대 교수.

1973년 오늘 중앙정보부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서울대 법대 최종길 교수가 간첩 혐의로 구속된 후 혐의 사실을 자백한 뒤 창밖으로 투신자살했다는 것이었다.

사흘 전 중정이 수사 중이던 간첩 사건에 대해 수사 협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진해서 중정을 찾아갔다가 변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중정은 투신했다는 현장을 공개하지 않고 부검도 완강히 거부했다. 정권의 태도는 고문에 의한 타살을 은폐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의심을 받게 했다.

이로 인해 전국이 술렁거렸다. 최 교수는 유신 반대 시위에서 학생들의 든든한 방어막이었기 때문.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전기 고문에 의한 타살로 규정했고, 국내외에서 진상 규명 촉구가 있었지만 진상이 명백히 밝혀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2년 5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민주화와 관련된다"는 결정을 내렸고 법원도 유족에게 18억4천8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그의 명예가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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