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을 한 번 더 여미게 되는 쌀쌀한 날씨가 수능시험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합니다. 신문이나 뉴스에서 수능 전 대책, 공부 방법, 수험생 건강관리와 같은 기사들이 날 때마다 한 번 더 눈이 가고, 괜스레 마음은 더 바빠지는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이 이런데 큰 시험을 앞둔 여러분과 가족의 마음이 얼마나 떨리고 다급할까 생각해 봅니다.
수험생 여러분, 이제까지 참 잘 견뎌왔습니다. 이렇게 말해 놓고 보니 '잘 견뎠다'는 표현을 하게 되어 여간 안타까운 것이 아닙니다. 공부는 즐겨야 하고, 배움은 기쁨으로 가득해야 하는데 사회가, 어른들이 그러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저 역시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참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학생 여러분 모두가 즐거워서 공부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 교정에서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대구교육공동체 모두가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격려차 방문했던 여러 고등학교의 수험생 여러분과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제 걱정과는 달리 우리 대구의 수험생은 너무나도 당당하고 밝고, 씩씩했습니다. 아직도 그 친구들의 생기 넘치는 표정이 생생합니다. 수험생을 격려하러 간 자리에서 제가 거꾸로 응원을 받은 것만 같았습니다.
교회와 성당, 사찰, 산자락의 작은 돌탑까지. 기도의 자리 곳곳에서 수능을 무사히 치르길 바라는 가족 여러분의 간절한 얼굴을 무수히 마주했습니다. 안쓰러웠을 우리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전해져서 함께 먹먹했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것처럼 힘드셨을 겁니다. 그간 너무나 수고하셨습니다. 자랑스러운 아이에게는 부모님이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되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자랑스러운 대구의 수험생 여러분, 막바지 공부로 바짝 날이 서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수록 마음을 편히 가지시고 시험의 날까지 탈 없이 건강을 지키길 바랍니다. 그래서 시험장에서 하던 대로, 마음 편히, 그리고 씩씩하게 실력을 발휘하길 기원합니다. 대구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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