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말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올해 말까지 말산업특구 1곳을 지정할 계획이다. 중장기 방안으로 전국 5곳에 특구 조성이 목표다. 말산업특구 지정요건은 ▷말 사육농가 50가구 이상 ▷말 500마리 이상 사육 ▷말산업 매출 20억원 이상 ▷승마'조련'교육 시설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요건을 모두 갖춘 제주도가 지난 9월 말산업특구 지정신청서를 냈다. 영천시도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세우고 승용마 조련센터 건립 및 민간승마장 지원에 나섰다. 이와 함께 말산업 인프라 확충을 통해 특구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방목장 갖춘 승용마 조련센터 조성
영천시는 말산업특구로 지정받기 위해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거점 승용마 조련센터를 유치했다. 거점 승용마 조련센터는 운주산승마장 인근 2만3천여㎡ 부지에 조성되며 실내'외 조련장과 말 경매장, 번식센터, 마사, 교육장, 훈련마장, 방목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초지가 조성되는 방목장은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과 어울려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게 된다.
영천의 말 사육두수는 200여 마리이며 사육농가는 29가구이다. 영천시는 말 사육두수를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의 번식용 씨암말 보급사업에 8농가가 12마리를 신청했다. 승마 마니아 구자운(50'영천시 청통면) 씨는 "현재 철구조물제작공장 옆 마사에 말 2마리를 사육하며 승마에 이용하고 있다"며 "씨암말 1마리를 개인농장에서 키워 장기적으로 말을 10마리로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영천시는 승마붐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공무원 승마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승마아카데미에는 영천시 공무원 및 무기계약 근로자 등 410명이 참가했다. 영천시는 승마아카데미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실력이 뛰어난 이들을 뽑아 기마홍보대를 창단하고 각종 행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운영되는 유관기관 승마아카데미에는 국립영천호국원과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한국농어촌공사 영천지사, 경북천연염색연구원, 영천소방서 등 6개 기관 83명이 참여하고 있다.
영천시는 승마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민간 승마장 지원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올해 휘명승마아카데미와 삼밭골 승마목장이 국'도비 등 사업비를 지원받아 실내마장과 마사 등을 건립한다. 지난 5월 개장한 성덕대 재활승마장은 내부 설비를 갖추고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종합힐링센터 기능-성덕대 재활승마장
영천시 신녕면 화남리 성덕대 재활승마장에 들어서면 팔공산과 농촌 들녘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청정지역에 위치해 재활승마에 안성맞춤이다. 이곳에는 지난 5월 청소년의 정서 안정 및 장애인의 재활을 돕기 위한 승마장이 개장됐다. 공공승마장 건설 지원사업으로 국'도비와 시비 등 14억8천만원이 투입됐다. 9천여㎡ 부지에 실내승마장(990㎡)과 실외승마장(2천545㎡), 마사(270㎡), 관리동(365㎡) 등이 들어섰다. 재활승마 및 일반 승마용 말 6마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12마리까지 늘릴 계획이다.
재활승마는 말을 매개로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균형감각 등의 회복을 돕는다. 성덕대는 재활승마장에 장애인들의 재활 승마뿐만 아니라 심리'미술'물리치료 시설을 갖춘 힐링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윤지현 성덕대 총장은 "학교의 작업치료 및 물리치료 관련 시설을 재활승마장으로 옮겨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제주 올레처럼 영천에도 '승마힐링길'을 조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덕대는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재활승마과를 개설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재활승마 관련 교수진과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봉사활동도 펼친다. 지난 9월부터는 재활승마장에서 사회 공익 승마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영천고의 특수학급 학생 10명이 매주 화요일 재활승마장을 찾아 기초이론 학습 및 승마체험을 한다. 김재필 영천시 말산업담당은 "청소년의 건강 증진 및 승마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승마체험교실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광 겸한 체험승마장 변신-삼밭골 승마목장
말산업 육성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된 영천시 야사동 삼밭골 승마목장은 승마장 가꾸기에 한창이다. 5억원이 투입되는 승마장에는 실내외 승마장과 클럽하우스, 교육장, 마사 등이 건립된다. 펜션과 서바이벌 게임장이 들어서고 승마장 입구에는 토종닭'오리백숙과 바비큐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갖춘다.
교육장은 기업이나 관공서의 워크숍 장소로 제공해 참석자들이 승마를 체험하고 음식까지 맛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말을 타지 않는 사람도 승마장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멀리서 온 도시인들은 승마 체험 이후 펜션에서 느긋하게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 이 승마장은 산자락에 있어 산악승마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승마장과 연결된 산길을 따라 3㎞, 5㎞, 10㎞ 등 다양한 산악승마 코스가 있다. 말이 잘 순치돼 초보자들도 산악승마를 즐길 수 있다. 교관이 이끄는 말을 따라 숲 속을 천천히 걷다 보면 일상의 스트레스도 어느새 사라진다. 승마목장은 번식용 씨암말 보급사업에 2마리를 신청한 데 이어 한라마와 더러브렛(경주 퇴역마) 위주의 말들을 장기적으로 몸집이 작은 단거리 경주마인 쿼터호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승마장 시설 확충 공사가 끝나면 학생들을 대상으로 승마교실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직장인들을 위해 야간에도 승마장을 개방하고 주말에는 관광객과 승마체험자들을 유치해 수익성을 높일 예정이다. 정재훈(46) 삼밭골 승마목장 대표는 "위탁마 관리와 단순 승마체험에서 벗어나 요리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관광형 승마장을 조성해 농가 소득 증대에 한몫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활승마 자원봉사자 모집-휘명승마아카데미
영천시 신녕면 연정리의 작은 동산에는 벚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숲이 조성돼 있다. 주민들의 휴식을 위해 항상 열려 있는 동산 위에는 작은 승마장인 휘명승마아카데미가 있다. 동산 아래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실외승마장과 마사, 원형마장 등을 갖춘 승마장이 나온다. 실외 승마장 동쪽에는 상주∼영천 민자 고속도로 건설작업이 한창이다. 이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다.
이곳에서는 주말마다 레트증후군(신경발달장애 질환) 및 자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재활승마 봉사활동이 진행된다. 단풍으로 물든 동산에는 외승로도 마련했다. 현재 원형마장 자리에는 돔형 지붕을 갖춘 예쁜 실내승마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가로 28m, 세로 100m 크기의 실내승마장 건설에는 사업비 7억2천만원이 투입된다. 실내승마장이 완공되면 재활승마를 위한 자원봉사단이 구성된다. 봉사단은 장애아동의 재활승마를 돕는 보조자로 활동한다. 장애아동의 안전한 재활승마를 위해서는 재활승마지도사, 리더, 사이드워커(보조자) 등이 필요하다.
장애아동은 사람의 걸음걸이와 비슷한 말을 통해 간접적으로 걷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말을 타고 사이드워커와 공을 주고 받으며 놀거나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재활승마를 통해 장애아동의 신체뿐만 아니라 놀이, 언어 등 다양한 능력을 자연스럽게 발달시킬 수 있는 셈이다. 휘명승마아카데미는 대학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승마 관련 자격증반을 운영하는 등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적이다. 대구, 포항, 영천, 합천 등에서 온 승마인과 포항대 말산업레저스포츠과 학생 등 10여 명이 생활체육승마지도자 및 승마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유재철(39) 휘명승마아카데미 대표는 "요즘도 주말이면 서울, 부산, 서산 등 전국 각지의 장애아동 10여 명이 재활승마를 위해 방문하고 있다"며 "앞으로 승마 대중화를 위해 노인 대상 승마힐링사업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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