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나 어느 지역이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수확 후에 하늘에 감사하는 의식을 행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고시대 동예의 무천(舞天), 고구려의 동맹(東盟), 부여의 영고(迎鼓)와 같은 것이 신에게 감사하는 의식이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 대표적이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수확 후에 신에게 감사하는 의식을 행하는 것은 누가 시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짓는 동안 스스로의 체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수고한다고만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경험이다. 농사를 짓는 것을 보면 새벽부터 저녁까지 그 수고가 대단하다. 그런데 어느 해는 수확할 때가 되었는데 갑자기 큰 비가 내려 농작물이 다 물에 잠겨 수확하지 못하고, 또 어느 해는 반대로 비가 내리지 않아 농작물이 다 말라 죽는 것과 같은 일을 경험하면서 농부들은 체험적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사람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은 철이 나면 감사할 줄 알게 된다. 철이 나지 않은 아이들은 부모의 은혜를 모른다. 혼자 큰 줄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이 세상 살아가는 사람 가운데 단 한 사람도 혼자 큰 사람은 없다. 어릴 때부터 부모 없이 자라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본인이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돌봄을 받으며 자라난 것이다. 만일 내가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내가 열심히 일해서 지금까지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대단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농부들만 감사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성숙한 것이고, 그렇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있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이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까지도 미국은 초강대국이다. 미국에 가보면 어디에 가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수시로 듣게 되는 단어가 있는데 "땡큐"(Thank you!)라는 단어이다.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닌 사소한 친절에도 누구나 "땡큐"라고 한다. 그것은 이 말이 습관화되어 있다는 것이고,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사회에서 배운 학습의 결과일 것이다.
'감사'는 성경에 많이 기록되어 있는 단어이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니면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설교를 많이 들었다. 요즘 참 다행스러운 것은 '감사'가 종교의 영역을 넘어서서 감사에 대해 학문적으로 연구하기도 하고 감사를 적용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어단어 '생각하다'는 'think'와 '감사하다'는 'thank'는 어원이 같다고 한다. 감사는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성경 데살로니가 전서 5장 18절에는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이 있다. 모든 일에서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로새서 3장 15절에는 '감사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도 있다. 감사는 환경에 달린 것이 아니라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있고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생각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어 보자.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사람이 되자. 감사를 표현하는 사람이 되자. 바로 오늘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한마디 건네 보자. "감사합니다" 라고.
이승현 대구평강교회 담임목사 1020l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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