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우 생존법은 하나 "안전한 소고기 싸게"

김홍길 한우협회 대구경북지회장

"한우를 사랑해주시는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착한 가격의 한우를 제공해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5천년 민족 한우가 자랑스러운 먹거리, 튼실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33년째 한우와 함께 축사를 뒹굴고 있는 김홍길(52) 사단법인 전국한우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의 마음이다.

김 지회장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수입 개방으로 쓰러진 농축수산민들이 한둘이 아니다"며 "그나마 한우는 국민들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명맥을 이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지회장은 그동안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을지를 궁리해 왔고 최근 그 답을 찾았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안전하고 맛있는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는 결론을 얻었다"며 "직판장 확대를 뼈대로 한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가격안정'과 '먹거리안전'을 모두 잡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우직판장이 확대될 경우 유통마진이 줄어들면서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할 뿐 아니라 '한우 둔갑' 판매 등 유통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상사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대구경북은 사육두수, 농가수 등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한우산업의 약 4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지역 한우농가들은 대구경북이 먼저 변하면 우리나라 한우산업 전체가 한걸음 도약할 수 있다는 각오로 본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구제역 발병 이후 방역활동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회장은 국내 한우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한우가격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농가들이 예측 가능한 시장을 상대로 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가 한우가격안정정책만 제대로 챙겨준다면 웰빙시대에 맞는 양질의 한우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일은 농가가 책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웃음 많은 김 회장에게 요즘 고민거리가 한 가지 생겼다. 한우가 웰빙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편견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우의 콜레스테롤이 문제가 되는 지역은 유럽과 미주 등 육식문화가 일상에 뿌리를 내린 곳들"이라며 "쌀을 주식으로 하는 채식 위주의 한국식단에서는 한우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소개했다.

김 지회장은 한우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전업농과 부업농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대규모 축사를 갖춘 전업농가들은 한우의 가격경쟁력을 담당하고 부업농들은 양질의 송아지를 길러내는 역할분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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