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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수능, 뚝 떨어진 점수… 중상위권 울상

영어·수학B 어렵게 출제…최상위권과 격차 더 벌어져

매일신문사와 대구시일반계고학부모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송원학원이 후원한
매일신문사와 대구시일반계고학부모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송원학원이 후원한 '2014학년도 대학 입시 전략 설명회'가 9일 경신고 대강당에서 열렸다. 첫 수준별 수능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1천600여 명의 학생'학부모가 입추의 여지 없이 참석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7일 수능 시험을 치른 대구 대륜고 인문계열 김모 군은 가채점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실망이 크다. 평소 모의평가 때 김 군의 성적은 원점수로 350점 내외였지만 이번 수능 가채점 결과는 332점에 그쳤다. 수시모집에서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경북대 경영학과(AAT 전형)에 지원했는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 같아 입시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상황이다.

"반 아이들도 대부분 성적이 모의평가 때보다 떨어졌다며 표정들이 어두워요. 특히 영어에 9월 모의평가 때보다 까다로운 문제가 있어 훨씬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수능 성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 수능 비중이 큰 정시보다 수시에 집중하고 싶지만 최저학력기준이 마음에 걸리네요."

올해 수능시험을 치른 다수 고3 수험생들이 좀처럼 굳은 표정을 풀지 못하고 있다. 수능이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가채점 결과가 모의평가 때보다 떨어졌다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특히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최상위권과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중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건고 인문계열 이모 군의 모의평가 때 성적은 350점 중반이었지만 수능 가채점 결과 5점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에서는 한양대와 경희대 경영학과 등에 원서를 냈는데 합격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으면 가급적 수시로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정시로도 수시 때 지원한 대학에는 가기 힘들 것 같아요."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표정은 더욱 어둡다. 수학 B형과 과학탐구 영역이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수험생 사이에서 가채점 점수가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많다.

수시에서 고려대와 울산대, 계명대 의예과에 지원한 혜화여고 자연계열 박모 양의 모의평가 성적은 380점 후반. 하지만 수능 가채점 결과는 376점으로 10점 이상 낮게 나왔다. "수학이 너무 어려웠어요. 일단 수시 논술 준비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지만 정시 지원 전략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정시에선 눈높이를 좀 더 낮춰 지원 대학을 고를 수밖에 없겠네요."

경신고 김지훈 교사도 학생 다수가 수능이 쉽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수능이 다소 어려워 최상위권과 중위권 사이 간극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젠 마음을 가다듬고 대학별 고사 등 수시모집 남은 일정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수능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면 1년 더 같은 공부를 한 재수생들이 유리한데 실제 재수생 가운데 고득점자가 많은 상황"이라며 "수능 위주로 전형을 하는 정시에서도 재수생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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