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이힐과 발건강

높은 굽 오래 신는 足足 발병 날라

멋을 내기 위해 발건강을 포기한 채 하이힐을 고집하다보면 심한 변형이 생겨 교정수술을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적당한 높이의 신발을 신고, 가급적 하이힐 착용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멋을 내기 위해 발건강을 포기한 채 하이힐을 고집하다보면 심한 변형이 생겨 교정수술을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적당한 높이의 신발을 신고, 가급적 하이힐 착용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펌프스, 스틸레토, 웨지, 플랫폼'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다 아는 하이힐의 종류다. 하이힐은 뒷굽이 높은 신발을 통칭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오염된 바닥의 오물을 피하고 발을 보호하기 위해 높은 신발이 필요했고, 중세에는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신었다고 한다. 이러한 하이힐이 발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이힐 때문에 발 모양 기형으로 바뀌어

원래 신발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미용적인 측면에만 치중하는 젊은 여성들이 하이힐을 많이 신는 탓에 신발 본연의 기능을 잃고, 오히려 발 건강을 해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하이힐이 발 건강에 좋지 않은 이유는 하이힐의 모양과 높은 뒷굽 때문이다. 대부분 하이힐은 앞볼이 좁고 뾰족한 삼각형 모양이다. 옛날 우리 할머니들이 신던 버선 모양과 비슷하다. 누구나 자기 발 형태에 맞는 신발을 골라 신어야 하는데, 이러한 좁은 신발에 억지로 발을 넣고 장시간 버티다 보면 오히려 발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된다.

아울러 하이힐은 앞굽에 비해 뒷굽이 매우 높아서 앞굽 쪽에 체중이 많이 실린다. 그만큼 발가락과 앞굽에 많은 무리를 준다. 하이힐로 인한 대표적 질환으로는 엄지발가락(무지)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과 발바닥 앞쪽에 통증을 일으키는 '지간 신경종' 등이 있다. 발바닥 앞쪽에 피부못(흔히 말하는 굳은살)도 생긴다.

◆무지외반증 심해지면 교정 수술 필요

이들 질환 중에 우리나라 성인 여성 10명 중 2명 이상이 앓고 있다는 질환이 바로 무지외반증이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져 심하면 두 번째 발가락 밑으로 엄지발가락이 파고드는 경우도 있다. 동시에 엄지발가락이 시작되는 발등의 안쪽 부위가 안으로 튀어나와 전체적으로 발볼이 넓어져 신발을 신고 걸을 때 이 부위가 배겨서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실제 무지외반증이 있더라도 맨발로 있거나 볼이 넓은 신발을 신었을 때 통증이 거의 없다면 특별한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통증이 심해져서 걷는 것조차 불편한 상황이 된다면 족부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통증이 있는데도 예쁘게 보이고 싶은 욕심에 계속 하이힐을 고집하는 경우이다. 변형이 점점 더 심해지고 뼈에도 이상이 생겨 일상생활도 못할 만큼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결국 교정을 위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

◆건강한 발이 아름다운 발

건강하게 하이힐을 신고 싶다면 몇 가지를 먼저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하이힐을 처음 구입해 신었을 때 발에 통증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 발이 적응해서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거나, 젊었을 때는 발이 아파도 하이힐 좀 신어도 된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이 생각을 고쳐야 한다. 신발이 변형되는 것이 아니라 발이 변형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꼭 하이힐을 신을 수밖에 없다면 착용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2차례 미만 신도록 하고, 하루에 최소 시간 착용한다. 굽 높이도 적당해야 한다. 2~4㎝ 정도는 적당하지만 킬힐은 금물이다.

하이힐을 신더라도 가급적 앞볼이 넓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낮에 고생한 발을 위해 저녁 시간에는 충분한 휴식을 줄 필요가 있다. 족욕이나 충분한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W(더블유)병원 족부클리닉 윤현국 소장은 "하이힐은 발가락의 변형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건강한 발이 가장 아름다운 발"이라고 했다.

도움말=W(더블유)병원 족부클리닉 윤현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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