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한국 사랑으로 한국 땅에 묻힌 헐버트

"나는 웨스트민스터 성당보다도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하노라." 미국인으로 조선에 들어와 한국 독립을 위해 노력했고 일제에 의해 추방된 뒤 4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서거, 소원처럼 이 땅에 묻힌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1863~1949) 박사는 한국인보다도 더 한국을 사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로 1886년 들어와 1908년까지 교육활동을 펴며 한국 문화와 역사 등을 세계에 소개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1905년 오늘 고종 황제 특사로 미국에 파견돼 미 대통령에게 황제 친서를 전하고 일본의 한국 병합 음모를 저지하려 했으나 미'일 간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실패했다. 1907년엔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파견돼 한국독립 활동을 했다. 일본은 1908년 그를 추방했다. 정부 초청으로 1949년 방한, 8'15 광복절 행사를 앞둔 8월 5일 서거해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묘지공원에 안장됐다. 1950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고, 국가보훈처는 올해 '7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해 기렸다.

한편 그가 세상을 떠난 지 60년 만인 2009년 친손자 브루스 헐버트 부부가 처음 한국을 찾아 명예 마포구민증을 받았으며, 증손자 킴벌 헐버트는 올해 8월 명예 문경시민증을 받았다. 헐버트 박사가 문경새재아리랑을 서양악보로 채보해 한국의 대표 아리랑으로 해외에 소개한 인연 때문이었다.

정인열 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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