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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야기] 산채(산에서 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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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춘란은 1960년경부터 산에서 산삼을 채집하듯 채집해 기르다 발전한 난이다. 40년 전쯤에는 난을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었고 난에 관한 책만 있었다. 필자는 책을 들고 산으로 들로 다니며 난을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난을 채집하게 되었다. 청도 일원과 밀양의 표충사 계곡, 그리고 전라도를 오가며 산채를 다녔는데 주로 시외버스를 타고 다녔다.

한국 춘란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난이다. 카틀레야가 영국을 상징하고, 파피오페딜룸이 프랑스를, 유향(有香) 춘란이 중국을, 보세(報世) 난이 대만을, 부귀(富貴) 난이 일본을 상징한다면 우리나라에는 신토불이 토종 무향(無香) 춘란이 있다.

한국 춘란은 야생에서 9월까지 화아분화를 거쳐 대개 9, 10월까지 꽃의 기관을 형성한 후 3, 4월에 따뜻한 지역부터 차례로 개화한다. 이때 꽃에 나타나는 유전적 표현형(表現形)적 특성에 따라 10월 소심을 필두로 무늬화, 형태화, 색화(적'주홍'황'자)의 순으로 다음해 2월까지 나타나 3, 4월에 꽃을 피우게 된다. 이때가 바로 춘란 화물(花物'감상의 절대적 가치로 기르는 종류)을 채집할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요즘에는 자연 훼손의 우려가 제기돼 대부분 법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개화 직전인 2월과 개화 시기인 3, 4월에 농'어업외 소득을 위해 일부 지역민과 사람들이 난을 채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춘란은 씨앗이 발아해 3~7년쯤 되면 첫 꽃을 품게 되는데 만약 산채를 하러 갔다면 이를 확인해야 한다. 어떤 변이종은 여러 해에 걸쳐 꽃을 피운 난보다 특성이 있는 꽃을 피울 가능성이 높다. 꽃을 조심스레 까서 살펴본 뒤 별 특성이 없으면 그 꽃을 주위 눈에 잘 띄게 올려놓아 다음 사람에게 '별 특성이 없는 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꽃을 꺾게 되면 종자를 맺을 수가 없게 돼 그 난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또 새로운 변이종이 나타날 수도 없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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