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날씨가 춥습니다."
남도버스 706번(대곡지구~칠곡 3지구 왕복) 버스 김상철 기사의 아침인사다. 김 기사는 보통의 시내버스 기사와는 다르다. 정류소마다 내리고 타는 시민들에게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 대박 나세요' '추위에 감기 조심하세요' 등 매일 웃으며 인사한다.
또 버스 운전석 뒤에는 오늘의 명언판을 설치해 매일 한마디씩 명언을 전하고 있다. 기자가 탔을 땐 '은혜를 베풀고는 그것을 결코 기억하지 말고, 은혜를 받으면 그것을 결코 잊지 마라'라는 명언이 붙어 있었다.
김 기사가 시내버스 일을 한 지는 아직 6년이 채 안 됐다. 고속버스 기사를 하다가 시내버스 기사로 옮겼다.
"근무 첫날 버스를 타는 시민들 모두 어금니를 꽉 물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기에 시민을 웃을 수 있게 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내가 먼저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김 기사는 3년 전에 시민들이 칭찬 신고 엽서를 써 보내 대구시가 선정한 교통문화 개선 기사로 뽑혀 교통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또 김 기사는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한다. 교통문화상 수상자들과 함께 교통정책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쉬는 날 교통정리 봉사를 하고 있다. 뜻있는 기사들과 함께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돕고 있다.
특히 지난봄에는 승용차 14대에 지체장애인 40여 명을 태워 동해안 바닷가를 돌며 꽃구경을 시켜주고 점심까지 제공했다. 내년 봄에도 더 많은 장애인들을 여행시켜 드릴 생각이다.
김 기사는 또 다른 재주도 있다. 가정용 도어의 환기장치를 발명해 특허까지 갖고 있다. 교통에 대한 글쓰기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한 김 기사는 자서전을 출간할 계획으로 틈틈이 글쓰기를 하고 있으며 수필가 등단도 꿈꾸고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저의 인사를 잘 받아 줬으면 좋겠어요. 시민 모두가 웃으면서 인사를 실천하다 보면 대구가 더욱 밝은 도시가 되지 않을까요."
글'사진 안영선 시민기자 ay5423@hanmail.net
멘토'김동석 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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