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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교계에 중재 요청한 철도노조의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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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체포를 피해 조계사로 숨어들어 간 철도노조 지도부가 종교계에 '중재'를 요청했다. 법치가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종교계를 끌어들여 철도 파업의 불법'부당성을 희석시키고 자신들의 철밥통을 지키려는 꼼수다. 불법 행위는 마땅히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것이 법치국가의 존립 기반이다.

철도노조 지도부가 조계사로 숨어들어 간 것은 철도 파업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정당한 파업이라면 경찰의 체포를 피할 이유도, 조계사라는 신종 '소도'(삼한 시대 죄인이 도피해도 잡지 않았던 성소)로 숨어들어 갈 이유도 없다. 파업이 누가 봐도 정당한 것이라면 당당하게 경찰에 체포돼 자신들의 정당성에 대한 보호를 법에 요구하면 된다.

그들이 중재를 요청한 것은 이 같은 법 절차를 거부하고 불법이란 문제를 정치로 풀겠다는 것이다. 정치의 기능 중 하나가 이익 충돌의 조정이라면, 철도노조가 걸고넘어진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문제의 정치는 이미 완료됐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정부와 코레일, 철도 전문가들이 수차례 논의한 끝에 결론이 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함께 논의하자는 정부의 요청을 철도노조는 거부했다. 결국 철도노조의 중재 요청은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을 재론하자는 것이다.

중재는 이익 충돌의 당사자가 서로 한발씩 물러서야 성립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철도노조가 보여준 태도로 보아 국민이 요구하는 대로 한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 요구란 철밥통을 스스로 깨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철도노조의 중재란 'status quo'(현상 유지)를 노린 교활한 말장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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