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나의 결혼 이야기-시부모님의 '평생 AS'

- 김경란(대구 북구 태전동)

양가 부모님은 절친한 친구 사이. 시댁은 아들만 둘, 우리 집은 딸 넷.

어려서부터 시어른은 진심으로 딸을 하나 달라고 잘 키워주겠다며 딸 부자 아버지를 무척 부러워하셨다. 세월이 흘러 내가 25살, 신랑이 29살 되던 해, 시어른께서 "친구여, 우리 사돈 하자"고 하셨고, 우리 아버지는 "그래 좋지"라고 화답했다. 양가 부모님의 성화에 맞선을 보았는데 영화배우 같은 멋진 모습이 첫눈에 내 맘에 들었지만 그는 내가 그저 그랬던 모양이다.

일주일이 지나 예의상 안부전화 한 통 후 한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더니만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막내아들에게 결혼만큼은 막무가내셨다. "무조건 결혼하지 않으면 호적을 파버리겠다. 인연 끊자"고 하셨단다. 무덤덤하게 몇 번의 데이트 후 우리 집에 딱 한 번 와보곤 친정 부모님과 집안분위기가 매우 좋아 마음이 조금 열려 겨우 대 여섯 번의 만남으로 결혼을 했다.

시부모님께서는 늘 '우리 복덩이 복덩이' 하시며 무조건 제 편이 되어주시며 딸 둘을 낳고 셋째는 낳기만 하면 양육비, 교육비까지 책임진다는 약속과 지원 아래 셋째아들을 낳았다. 결혼하고도 그저 그랬다던 신랑은 부모님이 워낙 좋아하시니 세월이 갈수록 점점 더 좋아지더라고. 지금은 어디든 꼭 함께 가야하고 나 없인 못산다는 둥 보면 볼수록 귀엽다는 둥 아이들이 닭살커플이라 놀랄 정도다. 시부모님은 위기가 있을 때마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고 조건 없는 평생 A/S 덕분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잘살고 있다.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지난주 선정되신 분은 장희지(대구 북구 고성동3가) 님입니다.

◆응모요령

▷지상 백일장:시·시조·수필·일기 등. 수필·일기는 200자 원고지 4, 5장 분량.

▷우리 가족 이야기:원고지 4, 5장 분량. 사진 포함.

▷보내실 곳: weekend@msnet.co.kr 또는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700-715) 매일신문사 독자카페 담당자 앞. 문의 053)251-1784.

'우리 가족 이야기'에 선정되신 분과 '지상 백일장' 코너 중 1명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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