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영일렌트카 뽈록이식육식당

아래·위 동시에 익힌 한우, 육즙 살아 부드럽고 고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외식으로 맛있는 고기를 실속 있게 먹고 싶다면 정육식당에 가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정육식당이란 점 때문에 식구나 허물없는 사이면 몰라도 대접하는 자리라면 다소 고민이 된다. 어디 실속 있는 정육식당은 없을까?

대구 남구 봉덕동 봉덕시장네거리에서 희망교 쪽 30m에 위치한 '뽈록이식육식당'은 최상의 등급인 A++ 한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육식당이다.

고급 음식점처럼 인테리어와 시설은 부족하고 와인도 없지만 고기의 질은 최고다. 그리고 값이 싸다.

뽈록이식당 이태암(42) 사장은 20여 년 동안 축산유통을 경험한 전문가로 질 좋은 고기를 선별하는 재주를 가졌다. 그리고 고기 손질하는 솜씨가 남다르다. 이 사장은 "최상의 과일이 맛과 향이 좋은 것처럼 A++ 등급의 한우는 구운 후 식어도 한우 특유의 고소한 맛이 유지된다. 식은 고기를 먹어보면 좋은 고기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돌판 위에 올려 토치로 불쇼까지

큼직한 등심을 내왔다. 붉은 살코기 사이사이로 하얀 마블링이 눈처럼 박혀 있다. 두께만 2.5㎝. 스테이크처럼 크고 두껍다. A++ 한우 등심이다. 돌판 위에 올려 굽는다. 그리고 토치를 이용해 위에서 불을 쏜다. 위아래에서 고기를 익히는 방법이다. 위에서 쏘고, 아래에서 열을 가하니 고기는 금방 익는다. 그리고 먹기 좋게 자른 다음 고량주를 부어 불을 붙여 또 한 번 열을 가한다. 이 화려한 불쇼에 손님들은 '우~아' 하고 소리를 지른다. 이 사장은 "이 방법은 단시간에 고기 겉면을 익히기 때문에 고기가 육즙을 그대로 머금고 있어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고 했다.

두툼한 고기 한 점을 소금에 살짝 찍어 입 안에 넣으니 입안 가득 육즙이 넘쳐난다. 그냥 줄줄 흘러나온다.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다.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또 다른 맛이다.

영일렌트카 이정해(34) 소장은 "제가 고기를 좋아해 고기 맛을 아는데 소고기지만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요. 육즙도 살아 있고요. 스테이크 먹는 기분이에요. 그리고 배고플 때 후다닥 구워서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 소장은 "직원들과 자주 오는데, 7만, 8만원이면 3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수영(21) 씨는 "인테리어는 좀 그렇지만 고기 맛은 최고다. 우선 눈꽃처럼 박혀 있는 마블링에 눈이 즐겁고, 지지지~ 고기 익는 소리에 귀가 즐겁고, 육즙이 살아 있는 고기 맛에 입이 즐겁다. 또 불쇼 보는 재미도 있다"고 했다. 손 씨는 "원래 고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집 고기는 냄새도 안 나고 질기지 않아 맛있어요. 친구나 지인을 데리고 오고 싶다"고 했다.

김철홍(40) 부장은 "좋은 고기 먹으니 술이 그냥 당긴다. 어디서 이렇게 싼 투플러스 소고기를 먹을 수 있겠나? 풍미도 있어 술술 넘어간다"며 좋아했다.

한우의 특수부위 모둠도 인기다. 모둠은 윗등심 바깥 부위에 자리한 살치살과 앞다리 중앙에 있는 부채살, 양지 끝부분에 있는 치마살, 횡경막의 일종인 토시살, 갈비 안쪽의 안창살 등으로 구성된다. 한우 가운데 가장 맛이 뛰어나지만 양이 적어 아는 사람 아니고는 많이 내놓지 못하는 부위를 모은 것이다. 안창살은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안창살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토시살은 육질이 부드럽다. 부채살은 육질이 연한데다 등급이 좋은 한우에서 조금밖에 나오지 않아 인기가 높다. 김철홍 씨는 "핏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안창살 한 점을 먹어보니 부드럽고 쫄깃함이 씹을 때마다 어금니에 감긴다"고 말했다.

◆집된장에 시래기…"밥 말아 안주로도"

시래기된장찌개도 빼놓을 수 없다. 고기를 먹은 돌판에 집된장과 시래기, 파, 들깻가루 등이 들어간 된장이다. 배부른 손님도 된장을 남기지 않는다. 손수영 씨는 "할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이라고 했으며, 이정해 소장은 "밥을 만 된장은 소주 안주로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 사장은 "정직하게 안 속이고 좋은 고기 싸게 공급하는 것이 경영철학이다. 고기 맛을 보고 사가는 손님도 많다"고 했다. 고기는 시중가보다 30% 정도 싸게 팔고 있다.

한우등심 1인분(100g) 9천원, 한우설화등심 1인분(100g) 1만1천원, 한우눈꽃갈비살 1인분(100g) 1만3천원, 한우특수부위 한 접시(450g) 5만5천원, 육회 1만5천원(대).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규모: 30여 명(탁자식)

▷주차장: 없음

▷영업시간: 오전 11시~ 오후 11시(매월 넷째 주 일요일 휴업)

▷예약: 053)474-0369. 대구 남구 봉덕1동 957-2.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