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와 그 적들/ 이경숙 지음/ 굿모닝미디어 펴냄
세상에는 빨간옷을 입고 루돌프를 타고 다니는 산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이 오염된 지역에 생수를, 소득원이 없는 엄마들을 위해 무담보 소액대출을, 경제위기 때 일자리를 선물하는 착한 '산타 회사'도 있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주는 대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영리기업처럼 혁신을 만들어내되, 그들과 달리 창출한 가치를 공동체에 배분한다. 이 책은 국내외 30인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단체, 소셜벤처 등 산타와 산타 회사 이야기를 전한다.
책은 단순히 '이렇게 착한 회사가 있다더라'에서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835만 명 고객의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부터 수십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한국의 소셜벤처들까지 이들만의 특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이런 회사를 만들 수 있는지 분석하고 성공 노하우를 전한다.
그런데 왜 이런 회사들이 더 널리 퍼지지 않고 있는 걸까. 저자는 산타회사들을 늘리려면 극복해야 할 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비사회적 경제를 조장하는 정치권력과 비사회화된 대중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사회적 비즈니스를 창업한 사람들은 호혜와 협력을 추구하지만 지금 우리의 경제는 '돈' 중심의 비사회적 경제를 승자로 만드는 비사회적 정치권력과 비사회화된 대중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산타 회사 만들기가 생활인으로서 할 일이라면, 시스템을 친사회적(Pro-Social)으로 바꾸기는 시민으로서 할 일이다. 이 책은 서로가 서로의 산타가 되는 경제가 좀 더 퍼지길 원한다면 우리 모두 경기의 룰, 즉 시스템을 바꾸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긴 자가 모두를 갖는 경기의 룰을 거부하고, 모두 '공동의 풍요로움'을 위해 둘러앉는 것이다. 248쪽, 1만3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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