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태어나 1991년 계간 '민족과 문학'으로 등단했으며, 2012년 대구문학상을 받은 저자의 시집이다. 장석원 시인(광운대 교수)은 '사랑의 적멸보궁'이라는 제목의 시 해설을 통해 "바람과 돌은 시간과 겨루며 서로 존재를 마멸시킨다. 사랑하던 두 사람이 이별 후에 서로 존재를 갉아내듯이, 또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사랑의 절정에서 뿜어내는 사랑의 호흡 속 돌덩이 같은 뜨거움이 두 육체를 녹여내듯이, 돌과 바람은 강해림의 시적 에너지를 집약한 시어"라고 소개했다.
이 시집의 제목이 된 시 '그냥 한번 불러보는'(16p)은 시가 시인에게 형별을 부여하듯, 격정적인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엄마, 한번 불러보지도 못하고 사산된 울음아/(중략) 그 흔한 봉분도 관도 없이 처형의 세월 견디고 있는 말의 침묵, 말의 형벌아/(중략) 단 한 번의 사정(射精)을 위해 백 번을 참고 참았다가 오는 새벽아/ 허공에, 넋전이 나부끼고 무쇠식칼이 날아다니고 쌀알이 흩어진다 흰 피 풀어 씻김굿 하는 어둠아/ 환한, 밤의 자궁아'
장 시인은 "강해림의 시에서 우리가 느끼는 힘의 근원에는 사랑이 자리 잡고 있다. 강해림의 시는 우리를 사랑의 바람으로 물들이며, 사랑의 시작과 끝을 하나로 묶어서 강해림은 사랑의 바람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시집은 제1부(바람의 사전 등), 제2부(너를 먹고 너를 꽃피울 거야 등), 제3부(투사 등), 제4부(모래 여자 등)로 구성돼 있다. 139쪽, 9천원.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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