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업관광 굴뚝에 피는 관광의 꽃] <3>글로벌 기업과 함께 뛰는 울산

3대 거점에 견학·관람 年 35만…산업시설이 '울산 12경' 들기도

글로벌기업이 밀집한 울산 지역은 산업관광 분야에서 가장 역사성과 잠재력이 높은 도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울산시도 오토밸리 산업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발 빠르게 뛰고 있다. 현대중공업 아산기념전시실을 방문한 학생들이 모형 선박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장성현기자
글로벌기업이 밀집한 울산 지역은 산업관광 분야에서 가장 역사성과 잠재력이 높은 도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울산시도 오토밸리 산업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발 빠르게 뛰고 있다. 현대중공업 아산기념전시실을 방문한 학생들이 모형 선박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장성현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문화회관을 찾은 청소년들이 전시된 차량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문화회관을 찾은 청소년들이 전시된 차량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울산은 국내 산업관광의 거점으로 역사성과 잠재성이 높은 도시로 꼽힌다. 울산 지역의 3대 산업인 중공업과 자동차, 석유화학이 국내 산업사와 궤를 같이하며 글로벌한 규모를 자랑하는 덕분이다. 울산 지역을 방문하는 국내외 기업 견학 관람객도 연간 35만여 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울산시도 타지역에 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산업체들과 연계해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완성차 업체와 부품단지를 연계한 오토밸리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문객 가장 많은 현대중공업

이달 7일 오전 울산시 중구 현대중공업 아산기념전시실. 대구 해서초등학교와 불로초등학교 학생 40여 명이 전시실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들은 대구교육문화원의 산업현장 체험 참가학생들. 학생들은 LNG선박과 컨테이너 운반선, FPSO(부유식 원유생산지정하역설비) 등 거대 선박과 설비 등의 모형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해설사가 "FPSO의 가격은 2조원이나 된다"고 설명하자 "우와~" 탄성과 함께 아이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전시실 견학이 끝나고 공장 내부 견학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선박공장에서 철판을 조립하는 과정과 플랜트사업 본부, 대조립공장 등을 둘러봤다. 300여m에 이르는 대형 선박 앞에서는 다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원유 탐사를 위한 드릴십은 한 척당 가격이 1조원대에 이른다. 이런 대형 선박 한 척을 건조하는 데 10개월 가까이 걸린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국내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글로벌 기업이다. 1992년 6월에는 방문객 1천만 명을 돌파해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 3월 개관한 아산기념전시실과 함께 거대한 선박 제조공정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장점. 아산 기념전시실은 1천934㎡ 규모로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각종 유품 120여 점과 현대중공업 현황 등의 테마로 구성됐다. 지난해 방문객은 15만2천700여 명이었고, 이 가운데 1만7천650여 명이 외국인이었다. 사원 가족 15명을 주부사원 해설사로 고용해 견학 코스 안내를 맡기고 있으며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 다국어 안내 서비스도 제공한다.

다만 15인 이상 단체만 방문이 가능하고 개인 관광객은 울산 시티투어와 연계해 매일 한 차례씩 정해진 시간에 방문할 수 있다. 전체 공정 중 60% 이상이 야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대형버스가 4대 이상만 공장에 들어가도 공정 흐름이 막히기 때문이다. 이지스함과 잠수함을 건조하는 방위산업체인 탓에 보안 문제도 걸림돌이다. 김혁 현대중공업 문화부 부장은 "특히 중국, 일본 등 해외 방문객의 경우 산업 보안과 연관돼 있어 문턱을 낮추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의 메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9년째 세계 100대 글로벌기업에 포함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산업관광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장소다. 울산공장은 500만㎡ 규모로 3만4천여 명이 근무하며 연간 자동차 154만 대를 생산한다. 그랜저와 쏘나타, 상용차를 제외한 전 차종이 생산되는 점이 특징이다. 수출 전용 부두를 갖추고 있고, 하루 3천여 대의 차량이 배에 실려 수출길에 오른다. 이곳에는 매년 14만6천여 명이 찾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만여 명이 외국인이다. 견학 프로그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30분 간격으로 7차례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해외 공장과 기술력, 친환경, 발전 전략 등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관람한 뒤 공장 내부를 둘러본다. 공장 내 전시장 1층에는 제네시스와 에쿠스, 그랜저 등 신차들이 전시돼 있다.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타우엔진 등의 움직이는 실물 모형들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반떼를 생산하는 3공장을 둘러봤다. 프레스와 용접, 도장 작업을 거친 자동차 차체가 줄지어 이동했다. 모듈화된 엔진을 얹고,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 바퀴 등이 차례로 조립됐다. 마무리된 차량에 마지막으로 문을 달고 품질 검사에 들어간다. 빨간 조끼를 입은 검사원들이 차량의 불량은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견학 코스는 개인 차량은 이용이 불가능하고 25인승 이상 버스만 출입이 가능하다. 최소 3일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견학 신청을 해야 한다. 개인 방문객들을 위해 방학기간에는 1주일에 한 차례씩 가족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장 맞은편에는 현대자동차 문화회관이 있다. 이곳에는 1975년 생산된 포니부터 포니2, 스텔라, 소나타, 갤로퍼, 엑센트, 엘란트라 등 현대차가 생산한 차량들이 전시돼 있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다. 울산 공장을 3D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미니어처와 영상 장치도 갖춰져 있다.

석유화학산업의 원류인 SK에너지 울산 콤플렉스도 매력적인 산업관광 자원으로 꼽힌다. SK에너지 울산 콤플렉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유 정제와 합성섬유 원료 생산까지 수직 계열화된 공장이다. 방문객의 80%가 외국인일 정도로 개발도상국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현재 일반 관람객들의 방문이 중단된 상태다. 국가보안시설로 보안과 안전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홍보관 지하에 있던 전시관도 폐쇄됐다. 이곳에서 가장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곳은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장 야경은 울산 12경에 꼽힐 정도로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특히 국내 최초의 정유공장과 나프타 생산공장, 나일론 생산 공장 등도 볼 수 있다.

◆오토밸리 산업광광 특화상품 만든다

울산시는 지난 2010년부터 관련 산업체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산업관광 활성화에 관심을 쏟아왔다. 지난해 4월에는 9.5t 트레일러 차량을 개조해 산업관광 이동 홍보 차량을 제작했다. 홍보 영상과 울산 산업을 소개하는 영상 등을 상영하며 내부에는 각종 산업 정보도 전시돼 있다. 주로 유동인구가 많은 삼산동과 KTX울산역, 태화강역 등에서 이동 전시된다.

울산시는 올 상반기까지 오토밸리 산업관광 특화상품을 운영할 방침이다. 자동차 부품전문기업이 밀집한 매곡산업단지와 모듈화단지, 현대자동차를 잇는 오토밸리를 산업관광에 적합한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겠다는 것. 자동차부품기술연구소에 오토밸리 전시홍보관을 구축해 자동차 제조공정 홍보영상을 설치하고 실물 자동차를 분해'전시한다. 각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의 생산품도 전시한다. 자동차를 테마로 한 스토리텔링을 개발하는 한편, 안내홍보판과 가로 경관도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산업관광 문화유산과 각종 상품 개발, 산업 관광 기념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공장을 개방하는 기업들을 위해 전시 및 홍보공간도 조성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울산 지역의 공장들은 견학을 위한 시설이 아니어서 최대 수용 가능인원이 35만~38만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주말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어려운 숙제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울산시립박물관의 산업사관과 연계해 관람코스도 다양화하고 대왕암 등과 연계한 코스를 개발 중이다. 이달 말에는 울산 지역 여행사 2곳과 함께 코스를 진행하며 상품을 연구하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산업관광이라는 나무에 영양 수액을 넣고 있는 단계"라며 "민간 주도가 바람직하지만 관광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하기까지는 공공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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