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주소 전면 시행으로 설 대목을 앞둔 택배'유통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종전의 지번주소에서 도로명주소로 바뀐 지 열흘이 지났으나 이에 익숙지 않은 시민들은 여전히 옛 주소를 사용하는데다 택배기사들도 새 주소가 낯설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새 주소와 옛 주소가 혼용되면서 일손이 더 늘어난 배달업계는 자칫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설 대목에 물품 배달 지연, 오'배송 사고 등이 속출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설 선물 주문이 늘고 있는 백화점과 농산물유통센터 등은 도로명주소에 익숙지 않은 고객이 배달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바람에 지번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택배업체는 새 주소가 종전의 지번주소로 나눈 구획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배달동선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13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 농협달성농산물종합유통센터. 선물용으로 배달될 물건 대부분에 지번주소가 붙어 있었다. 이곳 김도헌 물류관리팀 과장은 "전화, 인터넷으로 받는 주문 대부분이 옛 주소다. 인터넷 경우 팝업창을 통해 새 주소로 써 달라고 당부하지만 90% 이상이 옛 주소로 주문하고 있다"며 "주소도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센터가 수정할 수 없어 옛 주소를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백화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구의 한 백화점은 지난해 여름부터 수십만 명의 멤버십 고객 주소를 도로명주소로 바꿨고, 지번을 치면 새 주소가 검색돼 자동으로 바뀌는 시스템을 설치했다. 하지만 대부분 고객들이 새 주소를 쓰면 혹시나 엉뚱한 곳으로 배달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옛 주소와 새 주소를 병행해 표기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CS전략팀 남형수 팀장은 "평소보다 배달 물량이 훨씬 많아지는 명절 대목에 혹시라도 배달이 지연되면, 배달을 잘못해 늦어졌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이로 말미암아 환불 등 불만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택배회사들은 머리가 더 아프다. 동 단위(지번주소에 근거)로 나뉜 영업소가 새 주소로 구역이 겹치기도 하고, 새 주소에 익숙지 않은 택배기사들이 일일이 지번으로 대조하며 이동할 수밖에 없어 배달에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동구 신천동 한 택배회사 관계자는 "주문 물량 중 70~80%가 여전히 지번주소를 쓰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설 대목에 새롭게 분류작업까지 해야 하니 어려운 점이 많다"고 했다.
대구시는 설을 앞두고 이런 혼란을 줄이고자 새 주소 홍보와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대형 물류 유통회사를 중심으로 도로명주소 사용을 독려하고, 현장에 가서 새 주소 사용 실태와 배달업체의 애로사항, 배달 과정의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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