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꿔? 놔둬? 초선 의원들의 '공천' 고민

6'4 지방선거에서 첫 공천권을 행사하는 대구 초선 국회의원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지역의 정치 기반이 튼튼하지 못한 초선 의원들에게 공천권은 양날의 칼이다. 공천권을 통해 자신의 정치 기반을 튼튼하게 할 수 있지만, 반대로 과욕을 부려 정치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초선 국회의원은 김희국(중남구), 류성걸(동갑), 김상훈(서구), 권은희(북갑), 홍지만(달서갑), 윤재옥(달서을), 이종진(달성군) 의원 등 총 7명이다.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은 공천권을 통해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기초단체장의 '생사여탈권'을 가질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초선 의원은 해당 지역의 지방의원과 기초단체장이 전임 국회의원에게 공천을 받은 탓에 자신들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깊지 않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통상 초선 의원 지역구는 물갈이 폭이 중진 의원 지역보다 더 컸다. 반대로 앞서 전임 국회의원에게 공천을 받은 지방의원과 기초단체장은 초선 의원들에게 재공천을 받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충성 맹세(?)를 하고 있다. 실제 최근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방문하면 해당 지역 지방의원들이 대거 수행하는 등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다.

대구시내 한 기초의원은 "국회의원이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니냐"며 "눈 밖에 벗어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초선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공천하지 않은 지방의원을 '내 식구가 아니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든 정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초선 의원들은 아직까지는 공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공천 룰을 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류성걸'권은희 의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공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아직까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일부 초선 의원은 기초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광역의원까지 대대적으로 물갈이할 것이란 소문도 나오고 있다. 모 초선 의원 지역에서는 특정인이 이미 공천을 받았다는 내천설까지 나돌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측근을 공천하겠다는 얘기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기초단체장 후보를 찾기 위해 지역 인사들을 수시로 만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하지만 초선 의원의 과잉 의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대적인 물갈이를 할 경우 적(敵)을 많이 만들어 2년 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곤욕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초선 의원들이 개혁 공천과 안전 공천 사이에 절묘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며 "앞뒤 안 보고 공천권을 휘두를 경우 자신이 다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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