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대부분은 중성화 수술이 되어 있지 않다. 중성화 수술을 한 반려견은 집을 나왔을 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영역 표시를 하고 이동한다. 도로를 따라가면서 전봇대나 담벼락, 돌 등 기둥으로 되어 있는 곳에 소변이나 체액을 묻혀 자신만이 알 수 있게 영역 표시를 한다. 한쪽 다리를 쳐들고 영역 표시를 할 때, 자신이 표시한 곳에 다른 큰 동물이 표시를 하면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높게 한다. 수캐는 발정 난 암캐를 따라다닌다. 그러나 발정 난 동물을 따라다닐 때는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데 열중해 영역 표시를 하지 않아 돌아갈 방법이 없어 발정 난 암컷의 집 앞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는 수캐를 종종 볼 수 있다.
고양이는 6~8개월이면 첫 발정이 온다. 개는 1년에 두 번 정도 발정이 오고, 이 기간에 교미한다. 발정기간 동안 교미를 하지 않은 고양이는 1개월 간격으로 다시 발정이 온다. 발정 난 고양이는 밤에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암고양이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는다. 야외에 사는 유기고양이나 길고양이는 주변의 여러 고양이와 함께 몰려 다니며 부녀자와 어린아이들에게 위협을 줘 민원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는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하는 이유와 그 장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아직 중성화 수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이들은 한 번은 새끼를 낳아 봐야 하지 않느냐, 생명이 단축된다고 하더라 등의 이유를 들며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는다. 또는 수술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과 수술비용 때문에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중성화 수술을 한 고양이는 조용하고,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이유 없이 영역 표시를 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얼마 전 3살 된 혼합종 수컷 고양이 카미가 내원했다. 보호자인 노부부는 고양이를 잃어버렸는데 일주일을 수소문한 끝에 찾았다고 했다. 어떤 분이 학교 앞에 못 보던 고양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줘 찾아가니 여러 고양이 무리에 카미가 있었다고 했다. 음식도 잘 먹고 큰 외상도 안 보여 병원으로 데리고 가 예방 목적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3일 후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면서 활력이 줄었다고 했다. 예방접종 등 고양이에 대한 정보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혈액검사와 방사선 촬영을 했는데 특별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보호자가 추가 검사를 요구해 바이러스 전염병인 범백혈구 감소증 진단 키트로 확인해보니 양성반응을 보였다. 다행히 빨리 회복돼 퇴원했다. 노부부는 몇 번이나 고맙다고 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최동학(동인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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