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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의 명 받은지 25년 만에 鐵의 대장정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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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 박태준 회장의 '묘소 보고'

포스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고 박태준 회장이다. 1992년 박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 묘소에서 '25년 만의 보고서'를 올렸다. 1992년 10월 포항제철(지금의 포스코)이 4반세기 대역사인 조강 연산 2천100만t을 완성한 직후였다. 포항제철로 맺어진 두 남자,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회장의 생사를 초월한 존경과 배려, 우정, 끈끈함이 가슴에 와닿는다. 다음은 박 대통령에 올린 박 회장의 보고서 중 일부.

"각하! 불초(不肖) 박태준, 각하의 명을 받은 지 25년 만에 포항제철 건설의 대역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삼가 각하의 영전에 보고를 드립니다. 포항제철은 '빈곤타파와 경제부흥'을 위해서는 일관제철소 건설이 필수적이라는 각하의 의지에 의해 탄생되었습니다. 그 포항제철이 바로 어제, 포항'광양의 양대 제철소에 조강생산 2천100만t 체제의 완공을 끝으로 4반세기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나는 임자를 잘 알아.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어떤 고통을 당해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기 한 몸 희생할 수 있는 인물만이 이 일을 할 수 있어. 아무 소리 말고 맡아!'

1967년 9월 어느 날, 영국 출장 도중 각하의 부르심을 받고 달려온 제게 특명을 내리시던 그 카랑카랑한 음성이 지금도 귓전에 생생합니다. 그 말씀 한마디에, 25년이란 긴 세월을 철(鐵)에 미쳐, 참으로 용케도 견뎌왔구나 생각하니 솟구치는 감회를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

각하를 모시고 첫 삽을 뜬 이래 지난 4반세기 동안 연 인원 4천만 명이 땀 흘려 이룩한 포항제철은 이제 세계의 철강업계와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철강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제 힘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필생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이 순간, 각하에 대한 추모의 정만이 더욱 새로울 뿐입니다.

'임자 뒤에는 내가 있어. 소신껏 밀어붙여봐!' 하신 한마디 말씀으로 저를 조국 근대화의 제단으로 불러주신 각하의 절대적인 신뢰와 격려를 생각하면서 다만 머리 숙여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삼가 각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안면(安眠)하소서! 1992년 10월 3일 불초 태준(泰俊) 올림."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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