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중 의정활동·주말 지역 소통…1년 365일이 '바쁜 날'

국회의원 의정기록

번쩍이는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과 지역구민들의 소통은 어느 정도일까?

멀게만 느껴지는 권력이지만 결국엔 우리 지역구 이웃 주민이기도 한 국회의원들을 좀 더 가까이서 만나보기로 했다. 지역 방문일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했다. 지역구 방문일수가 지역 애정도와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절대척도는 될 수 없지만 지역민과의 소통 빈도를 알 수 있는 큰 기준 중 하나는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구경북 27명의 국회의원들이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지역구 활동 및 예산확보 현황도 보여준다. 더불어 걸어다니는 헌법기관들이 어떤 취미활동을 하고 있으며, 어떤 특이한 인생 행보를 밟아왔는지도 가볍게 터치했다.

(상)지역 방문일수 및 주거형태

(중)주요활동 및 예산확보

(하)다양한 취미 및 이력

◆지역구 의원의 1년 평균 지역 방문일수 '365일 중 141.7일'

대구경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지역에 머무는 일수는 1년 중 3분의 1이 넘는다.

지역구 의원들은 주로 주말을 이용해 지역구를 들렀다. 주중에는 의정 활동, 주말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금요일 늦은 오후 아니면 토요일 오전에 지역구로 이동해 다양한 지역활동을 하고 있었다. 물론 지역구에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는 1주일, 많게는 열흘까지도 머무르는 경우도 있다. 여름휴가를 아예 지역구에서 보내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하루 2회 지역구를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당일 오전에 지역구에 들렀다가 다시 서울 여의도로 돌아와 국회에서 일을 보고, 또다시 밤늦게 지역구 행사를 가는 경우다. 지역구를 자주 방문하는 이철우(김천)'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조원진(대구 달서병)'서상기(대구 북을)'정희수 의원(영천) 등은 아예 지역구 방문횟수를 총 이동거리(㎞)로 환산해 지구를 10바퀴 정도 돌 수 있는 거리라고 의정보고서 등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

대체로 이동 교통수단은 대구지역 의원은 KTX, 경북지역 의원은 승용차였다.

경북 북부지역의 경우 KTX를 이용할 수는 없지만 고속도로망(중부내륙 1, 2'중앙'상주~청원 고속도로 등)이 잘 뚫려 있어, 지역구 방문 소요시간이 2시간 안팎으로 확 줄어들었다. 동해안 쪽에 지역구를 둔 이병석(포항 북)'박명재(포항 남'울릉)'강석호 의원의 경우에는 육로가 아닌 하늘길을 이용한 방문도 더러 있다. 강석호 의원은 지난 한해 동안 무려 50번이나 하늘길(김포공항~포항공항)을 이용해 지역구를 찾았다.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허만호 교수는 "지역에 머문 일수가 꼭 지역에 대한 애정도를 반영하는 절대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지역구 의원들이 얼마나 자주 지역민과 소통하려 노력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기본이 되는 기준)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구 의원들의 주거형태, '각양각색, 극과 극'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40만원부터 20억원이 넘는 고급 아파트 까지'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어쩔 수 없이 수도권과 지역에 다른 주거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수도권과 지역 모두 살 곳과 머물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 이런 현실 때문인지 27명의 국회의원들은 각자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의 주거형태(자가, 전'월세, 친인척집, 사택 등)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과 지역의 집값 차이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지역의 집값과 수도권의 집값이 10배 안팎으로 차이가 나는 의원도 9명이나 됐다. 이들 중 이한구 '최경환'유승민'김광림'장윤석'이한성'김재원 의원은 집값이 가장 비싸다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10억원 안팎의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는 반면 지역엔 1억원 안팎의 자가 및 전세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특히 이한구 의원은 서울 집은 그대로 두면서, 지역의 주거지인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아파트 전세마저 뺏는지 아닌지를 두고 논란을 빚는 해프닝도 있었다. 27명 중 강석호 의원 소유의 22억원 상당 아파트(서울 용산구)가 가장 비싼 집이었다.

27명 의원들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 집값과 지역 집값 총액이 8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물가를 반영한 측면도 있지만 지역에서 쭉 자라서 살고 있는 토박이가 아닌 지역 출신의 큰 인물 위주로 국회의원이 선출된 탓도 작용했다. 지역에는 임시 주거지 형태를 띠고 있는 의원들이 많은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의원들의 부인과 자녀들 역시 대부분 수도권이 주 생활근거지인 셈. 지역을 떠난 지 오래된 의원들의 경우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당 지역구에 거주지를 구하다 보니, 법적'경제적인 공간을 확보해두는 경우가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조원진'이종진'김상훈'이철우 의원 등의 부인들은 지역구에 주 생활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예 자가(自家)없이 수도권과 지역에 모두 전'월세로만 근거지를 두고 있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김희국(대구 중'남구)'심학봉 의원(구미갑)은 지역에도 전'월세, 수도권에도 전'월세 형태로 살고 있다. 이종진 의원(대구 달성군)의 경우에는 대구에 집이 있지만 서울에서는 국회에서 가까운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월세 100만원을 주고 있다.

주거 건물은 90% 이상이 아파트였다. 김태환 의원(구미을)의 지역 사택거주와 이종진 의원의 서울 오피스텔 거주, 서상기 의원의 수도권 주택 거주를 제외하면 54곳(지역구 의원 1명당 2곳) 중 51곳이 아파트다. 정수성 의원은 형의 집에, 이완영 의원은 누나 집에 거주하고 있다. 김태환 의원은 선친 때부터 내려오던 학교 사택에 머무르고 있으며, 강석호 의원은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사택(아파트)에 거주하는 혜택을 보고 있다.

주택 소유자의 경우에는 대체로 본인 소유 형태로 갖고 있었지만, 수도권의 주택은 부인 또는 자녀들의 이름으로 등기를 해놓은 의원들도 있었다.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김태일 교수는 "지역구에 많은 재산을 두고 살고 있는 것도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척도 중 하나"라며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해당 지역구에 잠시 머무르는 주거지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은 지역 출신이긴 하지만 대학 및 청년'중년 시절 주활동 무대가 수도권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취재팀=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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