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의 원인이 설계업체와 감리업체, 시공업체가 모두 가담한 불법'부실 공사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PEB 공법의 내구성을 좌우하는 철골 구조물 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용접 및 볼트 작업 과정에서의 심각한 부실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용접 작업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도면인 공작도(숍드로잉'shop drawing)가 아예 존재하지 않고, 구조물을 연결하는 볼트는 일부가 빠져 있었다.
◆주먹구구 시공'설계 이뤄져
철골 구조물 시공업체 고위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공사는 20일 남짓한 짧은 기간에 이뤄진 소규모 공사여서 숍드로잉을 따로 제작하지 않았다. 설계업체도 요구하지 않았고, 우리도 따로 그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철골 구조 공사에서 공작도는 반드시 그리도록 규정돼 있다. 대규모 공사의 경우 설계업체에서 제작하지만 이번 체육관 공사처럼 소규모인 경우 철골 시공업체가 도면을 제작한 뒤 설계업체에 제출해 승인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공작도는 용접할 이음새의 모양과 치수, 용접공의 등급, 용접 자세, 사용 용접봉의 종류와 치수, 뒷면 용접 여부, 용접 전류와 속도, 용접부 다듬질의 필요 여부와 정도 등 용접에 관한 세부적인 작업 내용이 모두 표시된 도면이다. 공작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구체적인 작업 도면도 없이 20여 일 만에 주먹구구식으로 철골 공사가 이뤄졌음을 뜻한다.
◆내구성 약한 용접 방식 사용됐나?
시공업체 측은 "철골 구조물의 용접 부위 전체에 필릿용접(불완전용입) 방식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필릿용접은 2장의 철판을 T자형 혹은 겹쳐 붙일 때 생기는 모서리 부분을 용접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쓰면 맞붙는 강재의 3분의 1 정도에만 용접액이 스며든다. 강재의 한쪽 면을 사선으로 만든 뒤 연결 부위에 용접액이 완전히 스며들도록 하는 완전용입(Full Penetration) 방식에 비해 강도가 약하지만 비용이 저렴해 이 방식을 쓴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체육관에 6㎜ 강판이 사용된 점을 감안하면 접합 부위 중 2㎜만 용접액이 스며든 셈이다.
한국폴리텍6대학 대구캠퍼스 산업설비자동화과 이방헌 교수는 "필릿용접 방식은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용착되는 부위는 철판보다 1.5배 이상 두껍게 해야 하고, 양쪽 면을 모두 용접해야 하는데 원칙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 측은 "건축법상 불완전용입으로 공사를 해도 하자가 없다"고 해명했다.
◆채우지 않은 볼트도 수두룩
마우나오션리조트 안전사고 수사본부는 "보조기둥 1곳에서 보조기둥과 지면이 맞닿는 부분에 볼트 4개를 설치해야 하는데 2개만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며 "나머지 보조기둥 9개도 볼트 2개씩만 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설계 도면상 체육관에는 주기둥 14개와 지면이 맞닿는 부분에 볼트 4개씩이 설치되어야 하지만 볼트 수가 부족했다는 것. 한국강구조학회의 현장 감식에서도 지붕의 보와 샌드위치패널을 연결하는 부분에 볼트가 2개만 사용된 곳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사본부는 25일 "체육관의 건축비는 3.3㎡당 110만원으로 총 4억여원"이라며 "3.3㎡당 40만원 안팎이라는 언론 보도는 모두 오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언론이 언급한 공사비 1억5천만원은 체육관 골조 등 일부 공사의 금액일 뿐"이라고 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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