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역 갈등 부추기는 인사는 새누리당이 퇴출시켜야

새누리당 서병수 국회의원이 26일 부산시장 후보 출마 기자회견에서 "가덕 신공항을 반드시 유치하겠다. 가덕 신공항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은 "신공항 선정 문제는 정치적인 도구가 아니다"며 "오히려 남부권 신공항 유치에 찬물을 끼얹는 짓"이라고 일제히 성토했다.

신공항 문제는 영남권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지만 지금까지 대구와 부산 시장 출마를 선언한 어떤 예비 후보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때 무산된 뼈아픈 경험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대구를 비롯한 경북'울산'경남과 부산의 첨예한 지역 대립을 주요 무산 이유로 밝혔지만, 그 이면에는 인천공항의 위상 하락을 걱정한 수도권과 전국지의 집요한 방해가 있었다.

그런데도 서 의원이 가덕도를 들고 나온 것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가리지 않겠다는 치졸한 발상이다. 서 의원은 현역이라는 장점에도 여러 여론조사에서 다른 새누리당 예비 후보에게 밀린다. 새누리당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출마가 예상되는 다른 인사에게 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절박감이 가덕도 부둣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여는 '막장 정치쇼'를 벌이게 한 것이다.

친박계인 서 의원의 개인 영달 행보는 지난 행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의 4선 의원이다. 2000년 해운대구 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 구청장직을 사퇴했다. 4선을 거치며 새누리당 사무총장,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등의 요직을 지냈지만 이번에는 부산시장 선거에 나섰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해운대구민이 뽑아준 구청장직을 버린 데 이어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새누리당 후보도 되기 어려운 한 정치인의 얄팍한 입이 아니다. 이를 빌미로 지역 갈등으로 치부해 영남권 시도민의 숙원 사업이 다시 표류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서 의원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새누리당이 결정할 문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인사를 예비 경선에라도 참여시킨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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