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사실상 이날부터가 집권 2년차 시작이다. 쏟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국정 지지율이 50%대를 넘고 있다. 대선 득표율이었던 51.6%를 유지하고 있으니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 5년차가 꺾이는 3년차까지는 대통령에게 힘이 쏠린다. 정부도 이때 강력한 국정운영 드라이브를 걸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역대 정권은 '2년차 징크스'에서 허덕이거나 삐걱거렸다.
◆박근혜정부 '안정적'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10∼14일 전국 성인 남녀 2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에서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56.4%였다. 한국갤럽이 14일 밝힌 전국 성인 1천218명을 대상으로 한 주간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3%포인트)에서는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은 55%였다.
하지만 지지율이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임기 초 고위공직자 후보들의 낙마 등 인사 파동이나 방미 기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타격을 입었다. 이후 국가기관 대선개입 논란, 야당의 장외투쟁,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의혹, 복지공약 후퇴, 철도파업 장기화, 민주노총 공권력 투입 등 악재 속에선 지지율이 흔들렸고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 등 해외순방에선 성과를 내면서 지지율이 반등하는 효과를 거뒀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외교'국제관계 ▷주관과 소신이 있음 ▷대북'안보정책 ▷열심히 한다 등을 꼽았다.
◆역대 정부와 비교해선 '선방'
한국갤럽에는 역대 대통령 취임 1년 시점의 직무 긍정률을 평가한 재미있는 자료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40.3%의 득표율로 15대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취임 1년 뒤, 60%의 직무 긍정률을 보였다. 인기가 더 많아진 것이다.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2위가 박 대통령이다. 51.6% 득표로 당선된 박 대통령은 이번 갤럽 조사에선 56% 지지율을 얻었다. 김영삼, 노태우 전 대통령도 대선 득표율보다 1년 뒤 지지율이 더 높았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48.7%의 득표율로 17대 대통령이 됐지만 취임 1년 뒤에는 34%의 지지를 얻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48.9%로 대통령이 됐지만 1년 만에 25% 지지율로 떨어졌다.
지지율에서 보듯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은 출범부터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2년차 징크스'다.
이 전 대통령은 정권 출범 두 달 만에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파동을 맞았다. 초기 대처가 매끄럽지 못해 국민적 공분을 샀고, 곧 촛불집회로 번졌다. 2008년 6'4 재보궐선거에서 대패했다. 7월 개각을 통해 국면전환을 꾀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6월에는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 등이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8월에는 대통령 부인의 사촌이 공천로비 금품수수로 구속됐다.
노 전 대통령도 비슷했다. 2003년 취임 직후 "대통령직을 못 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는 발언으로 국민이 분개했다. 탄핵 사태도 불렀다. 측근과 친인척 비리 의혹 사건에도 휩싸인 바 있다.
◆자신감은 좋지만 자만감이어선 안돼
충성도 높은 견고한 고정 지지층은 박 대통령에겐 큰 힘이다. 대선 후보, 차기 주자로 오랜 기간 지지층을 다져왔다. 일부는 지역 기반이 탄탄한 김영삼, 김대중 모델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보수 언론의 친정부 성향도 우호적인 외부환경이 되고 있다. 집권 여당이 '청와대 연락소'라는 비판에도 친청(親靑) 기류를 거두지 않고 악역을 자처하고 있다.
여권 한 인사는 "이명박정부가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 정국에서 여야 충돌의 중심에서 고생했다면 박 대통령은 여당이 고통을 전폭적으로 떠안은 모습"이라며, "자만감을 갖기보다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 창조경제와 내수 활성화, 평화통일 기반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지지층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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