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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2] 손자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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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경(대구 북구 연암공원로)

3월은 꽃망울처럼 희망이 부풀고 꿈이 탄생되는 계절이다. 만물은 천상의 에너지로 분주히 새 생명을 준비하고 있다.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상의 생명들은 자기 용태대로 열심히 살아 움직이고 있다.

산다는 것은 곧 생멸의 순환이다. 생과 사를 반복하며 우주는 회전하고 있다. 윤회의 고리를 벗어날 수 없는 내 인생도 어느덧 육십 고개를 육박하고 있다.

한낮이지만 사위는 조용하다. 혼자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이 실감난다.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친구들이 옆에 있다고 해도 삶은 언제나 혼자의 몫이다. 여럿 속이지만 혼자요, 혼자지만 여럿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점점 늙어가는 내 생이 무의미하고 허탈하게 느껴지던 때, 작년 봄에 우리 집에 손자가 태어났다. 손자가 재롱을 부리며 조금씩 커 갈수록 새 생명에 대한 신비에 감탄을 연발한다.

손자의 탄생은 말로 설명이 어려운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절감하게 한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힘들게 살아온 지난날을 보상받는 기분이다. 그간의 고달픔은 함박꽃을 피우기 위한 꽃샘추위의 고난이었던 셈이다.

육체는 점점 늙어가는데 새 생명의 축복은 마음에 풍요를 느끼게 한다. 모든 것을 감사의 마음으로 넉넉하게 채워준다.

보잘 것 없는 내 존재가 엄마와 할머니라는 이름의 존재감 때문에 절대 필요의 존재로 부상하게 된 것 같다.

기차표를 사 놓고, 손자 돌잔치 날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입가엔 미소가 저절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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