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봐∼라" 삼성 용병 나바로 '코리안 드림' 시동

투런포·3루타 2타점·도루…KIA와 2차전서 불방망이

30일 KIA와의 경기에서 한국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나바로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30일 KIA와의 경기에서 한국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나바로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는 '생계형 용병'이라고 불린다. 4형제 중 맏이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에서 최신형 휴대전화를 지급했지만 아직 이동통신 서비스도 가입하지 않았다. 무료 와이파이로 미국판 카카오톡인 '와츠앱'(WhatsApp)을 쓰면 불편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삼성이 '코리언 드림'을 꿈꾸는 나바로의 맹활약을 앞세워 3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8대5로 승리했다. 전날 개막전에서는 선발 윤성환이 7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침묵, 1대2로 졌다. 1승1패를 거둔 삼성은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발 2루수 2번 타자로 나선 나바로는 이날 1회말 무사 1루에서 송은범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폴대를 맞히는 선제 투런포를 터뜨렸다. 자신의 등장음악인 비틀즈의 '오블라디-오블라다'(ob-la-di-ob-la-da)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이었다. 한국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그는 팀이 4대3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4회말 2사 1, 2루에선 좌월 3루타로 2타점을 추가,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또 8회말에는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도루에 성공, 빠른 발을 자랑했다.

나바로는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선발투수 밴덴헐크가 흔들리면서 2볼넷 1몸에 맞는 공 2안타로 2대2 동점을 허용한 3회초, 신종길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 1루 주자 이범호를 2루에서 잡았다. 3루에 있던 이대형이 득점을 올리면서 역전이 되기는 했지만 자칫 대량 실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류중일 감독의 '예지몽'도 적중했다. 류 감독은 29일 경기 직전 기자들을 만나 "나바로가 좌월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다 세레모니를 위해 3루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꿈을 꿨다"고 소개했다. 나바로의 홈런은 다음날 실현됐지만, 류 감독은 전날 7번 타순에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나바로를 2번 타순으로 옮겨 톡톡히 재미를 봤다. 나바로는 경기 후 "첫 안타는 직구를 기다렸고 잘 맞아 홈런이 됐다. 4회 안타를 친 뒤에는 그라운드 홈런인 줄 알고 뛰다가 홈에서 아웃됐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밴덴헐크는 5이닝 3실점했지만 3안타를 기록한 이승엽, 2안타씩을 때려낸 정형식'박석민 등 타선 폭발에 힘입어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반면 KIA는 4회말 2루수 안치홍이 실책 2개를 연달아 저지른 게 뼈아팠다.

한편 전날 경기가 비로 순연된 한화는 사직구장 개막전에서 케일럽 클레이와 펠릭스 피에가 투타에서 활약을 펼쳐 롯데를 4대2로 물리쳤다.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조인성이 2점 홈런과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SK가 넥센에 6대4로 역전승했다. LG는 잠실구장에서 고졸 신인 임지섭의 5이닝 1실점 쾌투, 이진영의 만루홈런 등을 앞세워 두산을 14대4로 대파했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은 1991년 김태형(롯데), 2002년 김진우(KIA), 2006년 류현진(한화)에 이어 통산 4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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