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또 감사원 악몽…영양군수 선거 '복병'

4년 전 같은 상황 되풀이…후보들 선거 이용 움직임

6'4 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영양지역에 4년 전과 똑같은 '판박이 감사원 악몽'이 되살아나 주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벌써 감사원 악몽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후보자들의 움직임도 감지되는 등 지역 민심이 급속도로 갈라서고 있다.

7일 감사원은 "권영택 영양군수가 2009년 3월 '삼지연꽃테마파크' 공사와 관련, 하자가 있음에도 담당 공무원에게 무리하게 준공 처리하도록 지시한 탓에 8천만원 상당의 수목이 고사했고 시행사로부터 12억원의 공사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도 못 받았다"고 밝혔다.

애초 공사 시방서에는 수목식재에 적합한 사질양토를 사용하여 객토하도록 돼 있고 경상북도 농업기술원이 식생에 적합하지 않다는 토양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시행사가 논흙을 건조해서 재사용하면 배수성과 통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으며, 그 결과 수목 653그루가 고사하게 됐다는 것이다.

권 군수는 또 지난해 3월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행정 6급 승진대상자 중 한 명을 제외토록 지시하고도 위원장(부군수)에게는 해당 대상자가 승진을 양보한 것으로 허위보고했다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이날 감사원 발표를 둘러싸고 영양지역 민심이 갈라지고 있다. 특히 당사자인 권영택 군수 선거캠프와 지지자는 물론 영양군청 공무원들은 "4년 전 상황과 다를 바 없는 판박이 감사원 악몽이 되풀이됐다"고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4년 전인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감사원에 투서가 접수됐다. 감사원은 2009년 12월 경북도 감사 내용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고, 지방선거가 있던 2010년 4월 권 군수를 직무유기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여파로 권 군수는 한나라당 공천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급기야 권 군수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 결과서를 공개하면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심과 2심에 이어 2012년 5월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아냈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선거를 앞두고 투서와 진정→감사원 감사→선거를 앞두고 발표→공천취소 등으로 이어지도록 해 지역민심을 갈라 세웠던 4년 전의 악몽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지난해 9월부터 3개월여 동안 실시한 감사결과를 수개월이 지나 선거가 임박해 발표하는 감사원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와 관련 권영택 군수와 새누리당 공천을 경쟁하고 있는 이상용 후보는 8일 오전 11시 도당공천심사위원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 결과 권영택 군수의 비위사실이 드러났다. 공심위는 엄정한 잣대로 도덕성을 검증해 달라"며 권 후보의 공천 부적격 논란을 제기하고 나섰다.

권영택 군수 후보 측 관계자는 "4년 전 겪었던 감사원 악몽을 다시 꾸는 듯하다. 이번 감사 과정에서도 숱한 공무원들이 불려가 감사를 받았으며 어김없이 선거를 앞두고 발표됐다. 자칫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