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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야기] 순결'청렴의 상징 '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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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춘란은 소심(素心)에서 출발해 소심으로 끝난다. 춘란을 포함한 동양란은 설판(舌瓣: 혀처럼 생긴 꽃잎)의 중간 지점에 적색이나 적자색 반점이 있는데, 반점이 없는 순백색을 띤 것이 '소심'이다. 이는 야생에서 5천 포기 중에서 1포기 일 정도로 드물다. 소심은 설판을 기본으로 하여 6장의 꽃잎과 화경 모두에서 안토시안 색소에 의한 붉은 선이나 점들이 없는 녹색과 백색으로만 된 맑고 깨끗한 꽃과 꽃대를 말한다.

붉은 잡색이 설판이 아닌 다른 화판과 화경에 일부 나타나는 것들도 있는데, 설판을 기준으로 100%(순소심)에서 30%(소설)까지 여러 등급으로 구분된다. 순소심이 되면 높은 품격을 부여받게 되는데 간혹 소심류에서 꽃잎의 색상이 홍(紅), 자(紫), 황(黃), 백(白), 주홍(朱紅)색이거나 줄무늬가 동반되면 그 가치는 더 높아지게 된다. 마치 이무기가 용이 되는 것과 같다. 복륜 소심인 지화자, 호화 소심인 천지소, 중투 소심인 선경, 홍화 소심인 연등, 주금 소심인 홍귀비, 황화 소심인 보름달 백화 소심인 백령 등이 한국 춘란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서양란에서는 설판을 립(Lip: 입술, 순판)이라 부르며 소심과 소심이 아닌 것의 차이를 두지 않는다. 붉은 설점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벌들이 수분하러 꽃을 찾아 날아왔을 때 착지하기 쉽도록 헬기장의 표식처럼 진화시켰다고 보여진다. 소심은 예로부터 순결과 청렴을 상징해왔는데, 2000년 동양란 역사 속에서 난초의 꽃을 논할 때 가장 중심이 되는 가장 고귀한 정의의 단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야생에서 쉽게 발견되는 돌연변이의 일반적인 소심은 춘란 전문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한 분에 1만~2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서양란에서는 감히 등장할 수 없는 단어가 바로 소심이다. 백의 민족성 때문인지 우리나라 난 애호가들은 소심을 좋아한다. 화원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난 가운데 철골 소심과 관음 소심이 있는데, 필자가 20년쯤 전 전남 화순의 국도변 야산에서 처음 본 종류다. 대한민국명장이 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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