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에서 중요시되는 개념은 소통이다. 이는 미술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경향과 관련 있다. 과거에는 미술 작품을 보면 직관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미술이 발달하면서 작품을 봐도 메시지가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전문가들조차 작품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해석의 어려움은 필연적으로 미술과 대중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고 이는 대중들이 미술로부터 멀어지는 원인이 됐다. 이에 따라 벽을 허물기 위한 소통의 필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보는 전시에서 만지는 전시로
현대 미술이 대중들과 소통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도슨트다. 도슨트는 일정한 교육을 받고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전시물 및 작가 등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안내인을 말한다. 1995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도슨트는 이제 보편화된 소통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거리를 좁히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봉산문화회관은 올바른 전시 감상을 위해 작가와 관람객들이 함께하는 워크숍을 갖고 있다. 봉산문화회관은 신진작가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유리상자-아트스타' 배문경(25일~6월 22일), Rohan B(7월 4일~8월 31일), 서성훈(9월 19일~11월 16일) 초대전 기간 중에도 전시별로 1회 이상 시민참여 워크숍을 가질 예정이다.
또 30일 안창홍 작가가 관람객을 대상으로 직접 작품을 설명해주는 것을 비롯해 비디오 4인 1978(6월 11일~8월 10일), 김구림전(8월 27일~11월 2일) 등 봉산문화회관의 중견작가 프로모션인 '기억공작소'에서도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전시 감상 및 작가 작품 제작 등을 통해 미술의 개념을 체험하는 청소년에듀케이터 워크숍도 추진된다. 안창홍전 연계 청소년에듀케이터 워크숍은 15일~5월 8일, 김구림전 연계 청소년에듀케이터 워크숍은 9월 16일~10월 10일 사이에 각각 7회 정도 열린다.
보는 전시에서 탈피한 만지는 전시도 소통의 한 방법이다. 대구미술관에서 6월 1일까지 열리는 네오산수전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작품은 국형걸의 설치 작품 'Tectonic Landscape'다. 994개의 재활용 산업자재를 쌓아 올려 만든 이 작품은 실제 산수처럼 오르내리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체험적 산수화로 관람객들에게 재미와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김태곤 대백프라자 갤러리 큐레이터는 "언제부터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감소했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미술은 의미가 없어서 소통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만지는 전시가 추구하는 목적은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관람객들이 체험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단순 체험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작품 일부로 참여해야 작품이 완성되는 설치 작품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체적 미술 교육 체험전
어린이 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체험전도 중요한 소통 방법이다. 체험전이 미술 저변 확대뿐 아니라 어려운 미술 작품을 읽고 해석하는 것을 훈련시키는 교육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따사로운 봄을 맞아 가족 나들이를 겸할 수 있는 체험전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메트로갤러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기한 빛의 나라 미술 체험전Ⅱ'을 기획했다. 8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체험전은 미술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올바른 감상법을 알려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학습과 체험, 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입체적 미술 감상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빛의 3원색과 색의 3원색 비교, 샌드아트플레이, 디지털 디자이너 체험 등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장주리 메트로갤러리 실장은 "체험전은 표면적인 미술 교육이 아니라 입체적인 미술 교육을 지향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미술을 받아들이는 훈련을 통해 아이들의 예술성을 길러주는 것이 체험전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성주문화예술회관은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주고 환경의식도 높일 수 있는 재활용 체험전인 '반쪽이의 상상력박물관'을 2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반쪽이의 육아일기'와 시사 만평가로 잘 알려진 최정현 작가의 재치와 풍자가 담긴 작품 160여 점이 선보인다. 특히 19일 오후 2시에는 재활용품을 이용해 작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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