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자발적인 학생 선도가 학교 당국과 교사들의 노력에도 좀체 줄지 않던 교내 흡연과 학내폭력을 눈에 띄게 줄였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 함양은 물론 대학 진학에도 기여한 학교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조일로봇고등학교(교장 박병수) '학부모 police(폴리스)'단.
2012년 3월 조일공고에서 조일로봇고로 교명을 변경한 시점에 출범, 올해로 3년째를 맞은 학부모폴리스는 이달 7일 교내 시청각교육실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3기 학부모폴리스는 모두 60명으로 어머니 55명, 아버지 5명을 구성됐다.
백희숙 폴리스회장은 "학교 특성상 흡연학생들이 많아 엄마들이 금연운동에 나서보자는 취지에서 학부모폴리스를 결성하게 됐다"면서 "조일로봇고 학부모폴리스 엄마들의 교내 순찰 덕에 학생 흡연율과 교내폭력이 많이 줄었고 면학 분위기도 상당히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폴리스는 7명씩 8개 조로 나눠 화요일 점심조는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교내 순찰과 급식 모니터링을 하며 금요일 하교조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인근 동부경찰서 경관 2명과 함께 학교 인근 동네를 돌며 학생들의 조속한 귀가를 돕고 있다.
이 같은 폴리스 활동에 힘입어 학교 당국과 교사들도 애정을 갖고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힘쓴 결과 현재 학교의 분위기는 머지않은 훗날 명문 실업고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아들이 이미 졸업했지만 OB팀으로서 여전히 폴리스 활동을 하고 있는 김지원 씨는 "엄마의 마음에서 환경을 바꿔주면 우리 아이들도 착한 심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처음의 믿음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특히 1학년 때 까불던 아이들도 학부모폴리스 활동을 지켜보면서 '묵묵히 너희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다'는 엄마들의 암묵적인 응원에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볼 때 무척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2년째 폴리스 대장을 맡은 김인자 씨는 "엄마들이 학교를 순찰하는 것에 대해 처음엔 거부감이 많던 아이들도 점차 인사성이 좋아지고 있으며 흡연을 하다 발각되면 "안 피우겠다" "죄송하다"는 말을 건네며 아이들 스스로 미안함을 드러낼 때 가장 보람 있는 것 같다"고 술회했다.
학부모폴리스는 이외에도 1년에 두 차례 학교 대청소를 함으로써 교내 생활에서 정리정돈과 청결을 가르쳐 학생들의 자발적인 금연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또한 학부모들의 이런 노력에 학교도 적극 나서 교무실 바로 옆에 학모실을 둬 폴리스단이 휴식을 취하거나 학교 행사와 학교 내 사정에 계속 관심을 갖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종 건의사항이나 사각시대의 CCTV 설치, 화장실 휴지통 교체 등에 부응하고 있다.
특히 백희숙 회장은 "인근 주민들도 하교 때마다 아이들이 함부로 휴지 투기나 노상 방뇨하는 일이 많이 줄어들자 학부모폴리스 활동에 격려를 보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일로봇고 학부모폴리스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학생 개개인은 '내 아이와 똑같다'는 게 공통된 마음이다. 그래서 폴리스 단원들은 되도록 마주치는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교사와 학부모의 유대감과 긍정적인 태도로 변화하는 아이들의 성장이 조일로봇고 미래를 더욱 밝게 한다는 것이 결성 3년째를 맞은 학부모폴리스의 땀의 대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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