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복지 혜택 못 받는 조손가정 발굴 중점 지원"

조경란 2대 조손가정돕기본부장

"조손가정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환경적으로 매우 열악해요. 우리 이웃이 조금만 정을 보태면 조손가정 아동들이 희망을 품고 자랄 수 있습니다."

지역 순순 민간단체인 조손가정돕기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2대 본부장에 조경란(61) 씨가 선임됐다. 조 본부장은 "조손가정은 사회적 무관심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본부장은 대구정신지체인애호협회 이사로 20년, 라이온스클럽 회원으로 10년간 활동하는 등 남다른 봉사를 해오고 있다. 운동본부는 2010년 조대제 초대본부장을 중심으로 소외받는 조손가정을 발굴해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운동본분는 4년 동안 대구 각 구'군청을 돌며 조손가정 800여 가구에 사랑의 쌀 4천만원 상당을 전달했다. 후원회를 구성해 십시일반 성금을 모금해 전달한 쌀만도 매회 100포가 넘는다. 경산 지역 조손가정에도 매년 쌀을 전달해 왔다. 이 밖에도 운동본부는 지난 3월에 지적장애인을 위해 대구사회복지모금회에 2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사할린 귀국동포가 거주하는 고령 대창양로원을 비롯해 연말마다 이웃돕기 성금 500만원가량을 꾸준히 기탁하고 있다.

"조손가정은 매년 증가하지만 정부지원을 받는 조손가정은 너무 적어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지원자격도 까다롭고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어요."

대구시에 따르면 한부모가족지원법과 기초생활수급자지원법에 의해 지원을 받는 조손가정은 3월 말 기준 200여 가구에 400여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조손가정은 부모의 이혼, 유기, 행방불명, 실종, 사망, 경제적 사유 등으로 부양을 받지 못해 조부 또는 조모가 양육하는 가족이다. 수급자격은 부양의무자의 소득인정액이 최저 생계비 이하여야 한다. 현재 대구지역 조손가정은 3천 가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대부분 정부지원 혜택을 못 받고 있다.

"엄마'아빠가 헤어져 어린 손자녀 3명을 할머니 혼자 돌보는 조손가정을 도운 적이 있어요. 애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해 영양상태가 심각할 정도였어요. 한 번은 돼지갈비를 사줬는데 얼마나 맛있게 많이 먹는지 마음이 아팠어요."

조 본부장은 자격이 안 돼 정부혜택을 못 받는 조손가정을 발굴해 중점 지원할 방침이다. 쌀 지원을 포함해 손자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세심하게 파악해 실질적 도움을 주겠다는 것. 조 본부장은 후원회 조직도 확대할 계획이다. 후원회는 고액 기부 이사진과 소액 기부 일반회원 30명 이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조 본부장은 조손가정과 함께 지적 장애인 가정도 발굴해 의료비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조손가정, 장애가정, 홀몸노인 등을 위한 무료급식소 설치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뜻하지 않게 조손가정이 될 수 있어요. 이런 가정들은 이웃의 따뜻한 사랑을 기다리고 있어요. 서로 조금씩 정을 나눈다면 손자녀들이 밝게 자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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