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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 이야기] 대불산 장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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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처가 식구들이 모였다. 비교적 중간에 위치한 대구에 모여서 둘째 처형의 회갑연을 열기로 한 것이다. 울산, 용인, 대전, 그리고 먼 인도네시아에서 형제들이 달려왔다.

수성구의 조용한 한정식집에서 4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에 축가를 부르고, 케이크를 자르고, 환담을 하며 즐겁게 식사를 했다. 처제의 해금 연주를 감상하고, 학창 시절의 추억이 어린 수성못에서 커피를 마시고, 우리 집에 모여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다시 온 곳으로 돌아갔다.

남편 사업차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하는 처제는 아내와 연년생인데 미혼 때부터 자주 묵어가곤 했다. 간밤에도 회포를 풀다가 늦게 잠들어 아침에 허둥지둥 설치면서 미사를 봉헌하러 갔다. 나는 수영복을 챙겨서 아파트 후문으로 나와서 대불산 건너 청소년회관으로 향했다.

아카시아 숲이 한창인 대불산은 해발 400여m 남짓한 야산으로 이곳 사람들의 소중한 쉼터이다. 능선을 가로질러서 회관으로 향하는 오솔길을 몇 걸음 내려가는데, '후두둑' 소리가 정적을 깨운다. 숲 저편으로 까투리가 사라지고 한껏 멋을 부린 장끼가 엉기적거리며 뒤따른다.

회관은 웬일인지 인기척이 없다. '아차, 오늘이 넷째 일요일!' 정기 휴관일이다. 일요일 아침부터 헛걸음치고 둘레길을 돌아오는데, 등골에 맺힐락 말락 하는 땀방울과 함께 마음은 가볍기만 하다.

정신교(대구 북구 산격 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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