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세월호 여파 지역 경기 침체, 더 이상은 곤란하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지역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참사 한 달을 넘긴 이달 중순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타지역과 달리 대구경북은 관광'숙박'음식'운수업 등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주름살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서비스 업종의 부진은 영세사업자 등 민생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당국의 세심한 경기 부양책 등 관련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세월호가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정부 공식통계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4월 국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줄었다.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로 인한 소비 부진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고 있지만 서비스업(-1.0%)과 소매판매(-1.7%)의 감소세가 컸다. 여가'스포츠, 공연 부문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서비스 업종 전반에 폭넓게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집계한 지역 경기 후퇴세는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사고 직후 약 3주간 (4월 17일~5월 11일) 울릉도를 방문한 누적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0.9% 감소했다. 경주지역 숙박시설의 단체예약 취소인원이 5만 명을 넘어섰고 4, 5월에 예정된 지역축제 47개 중 12개가 취소 또는 보류돼 단체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전통시장 업황이 크게 부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6월 들면서 조금씩 경기가 호전되는 등 영향이 제한적이라면 그보다 더 반가운 일은 없다. 하지만 만일 이런 추세가 여름 휴가철까지 이어지면 관련 업계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소비 심리 위축세가 계속 이어지지 않도록 소비 진작 대책을 면밀히 강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나 시도민도 세월호 비극에 따른 전국민적 애도와 조용한 성찰의 분위기를 유지하되 이와는 별도로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는데도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세월호 참사가 사회에 끼친 파장이 매우 크지만 우리 경제에 깊은 주름을 만들고 또 다른 상처가 되지 않도록 현명한 소비활동 등 협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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