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가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하는 가운데 산업화의 그늘을 조명한 '산업사회의 초상전'이 25일까지 경북대미술관에서 열린다. 금혜원, 장용근, 이강우, 조춘만, 지성배 등 5명의 사진작가가 초대된 이번 전시는 작가를 조명하기보다 작가가 오랫동안 주목하고 있는 시각(주제)을 드러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에 초대된 작가들은 산업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생산 현장뿐 아니라 산업사회에서 소외된 장소를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조춘만 작가는 카메라 앵글에 담은 산업 현장을 통해 소비 주체인 우리에게 제품들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마치 어떤 과정을 거쳐 제품이 생산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제품을 소비하는데 사로잡힌 현대인의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는 것 같다.
금혜원 작가는 도시라는 생명체의 혈관 역할을 하는 지하철과 도시의 배설기관인 쓰레기 처리장을 통해 도시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금 작가가 제시하는 디스토피아적 도시 이미지는 유토피아적 비전을 갖고 추진해 온 근대화와 도시화의 결과물이자 도시의 이면에 웅크린 또 다른 도시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화려한 외관 속에 감춰진 도시의 민얼굴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장용근 작가는 대량 복제가 특징인 사진이라는 매체를 활용해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세워진 공장의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거대한 인공물인 공장의 내부와 주변 풍경을 담은 '팩스토리'는 산업사회의 풍경과 그 속에서 만나는 삶의 흔적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강우 작가는 근대성에 관심을 갖고 이를 창작의 주요 이슈로 삼고 있다. 특히 그는 국내 부존 에너지 자원으로 경제 개발에 기여를 한 석탄과 석탄을 둘러싼 서사에 주목하고 있다.
지성배 작가는 1990년대 후반부터 기계와 인간에 관한 연작을 발표하며 후기 산업사회의 특징을 짚어내고 있다. 지 작가는 인간의 신체가 기계의 일부로 전락하는 과정을 표현한 '인간정제소'를 비롯해 산업사회에서 부품화되어 가는 인간의 현실을 직시한 '어둠의 정원', 공단의 밤 풍경을 찍은 '밤의 항해'를 통해 부유하는 산업사회 현대인들의 상황을 풍자하는 동시에 인간의 삶은 기계장치의 부속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053)950-7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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