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브라질 월드컵 통신] 축구의 전설 마라카낭

64년 만에 삼바축구 영광 찾을까

제4회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의 \
제4회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 다음달 14일 64년 만에 월드컵 결승전이 다시 열린다.
김종경 KOTRA 리우데자네이루 무역관장
김종경 KOTRA 리우데자네이루 무역관장

1950년 6월 24일, 한국전쟁이 터지기 하루 전날 브라질은 2차 세계대전으로 12년 동안 중단됐던 제4회 월드컵을 개최했다. 상파울루, 벨루오리존치 등 6개 도시에서 열린 이 월드컵을 준비하려고 브라질은 당시 수도였던 리우데자네이루에 세계 최대의 축구장을 건립했다. 바로 8만 7천여 명을 수용하는 '마라카낭'이다.

13개국이 참가해 예선부터 리그전으로 치러진 대회에서 브라질은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특이한 것은 결승전도 리그전 형식이란 점이었다. 결승에 올라온 스웨덴, 스페인, 우루과이, 브라질이 리그전을 벌여 승점이 가장 많은 팀이 우승컵을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브라질은 스웨덴을 7대1, 스페인을 6대1로 대파하고 우루과이전만을 남겨놓았다. 우루과이는 1승(스웨덴)-1무(스페인)로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경기를 보려고 마라카낭에는 수용인원의 2배가 넘는 역대 최대 관중인 20여만 명이 입장했다.

브라질이 선제골을 먼저 얻고 전반전이 끝나자 브라질 국민은 우승이 확정적이라고 생각했다. 브라질 전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브라질은 그러나 후반 우루과이에 2골을 내주며 1대2로 역전패 하고 말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자국의 우승을 지켜보려고 마라카낭에 모인 관중뿐 아니라 브라질 전 국민이 망연자실했다.

당시 경기장 안에서는 심장마비로 2명, 권총 자살로 2명이 사망했다. 이 경기는 '마라카낭의 저주'로 불렸고, 브라질 국민은 마라카낭에서 우루과이에 당한 패배를 잊지 않았다. 이후 브라질은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우루과이를 3대1로 격파했고,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에서는 치욕을 당한 마라카낭에서 우루과이를 2대1로 꺾어 복수했다.

이처럼 브라질 축구와 영욕을 함께 한 마라카낭에서 올 7월 14일 64년 만에 월드컵 결승전이 다시 열린다. 브라질은 반드시 결승에 올라 64년 전의 '마라카낭의 저주'를 풀고 우승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을 위해 지난 3년 동안 5억달러 이상을 투입, 마라카낭을 새로 단장했다. 치욕스러운 역사를 영광의 기록으로 바꿀 준비를 한 것이다. 세계 최초로 월드컵 결승전이 두 번 열리는 마라카낭에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개'폐회식도 진행된다.

'브라질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이 있는 리우데자네이루는 전 세계에서 축구팬과 취재진,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이미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마라카낭이 어떤 역사를 새로 쓸지, 어느 나라 품에 우승컵을 안길지에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종경 KOTRA 리우데자네이루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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