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헌 기자 월드컵 통신] "행복의 항구서 승리 축배"

23일 새벽 4시 알제리전…홍명보호 필승 결의 다져

대구시내 식당가에
대구시내 식당가에 '2014 브라질 월드컵' 마케팅 경쟁이 불고 있다. 20일 오후 북구 국우동 '오늘 잡은 소' 음식점에서 월드컵 티셔츠를 입은 종업원들이 손님들과 한국의 승리를 기원하며 '대한민국 퍼이팅'을 다 함께 외치고 있다. 이 식당 대표인 조억연 씨는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 경기가 열리는 23일 한국이 승리할 경우 손님들에게 하루 동안 생맥주를 공짜로 무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습지'를 헤쳐나온 홍명보호가 23일 '행복의 항구' 포르투 알레그리(포르투갈어로 포르투는 항구, 알레그리는 행복이란 뜻)에서 첫 승리에 다시 도전한다.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러시아와의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희망을 찾은 '태극전사'들로서는 자력 16강 진출을 향한 '약속의 땅'이다. 축구 대표팀은 21일 오전 7시 30분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한 전세기편으로 포르투 알레그리에 도착, 숙소인 홀리데이인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대표팀은 22일 오전 2시 30분에 기자회견과 공식 훈련을 한다.

러시아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축구 국가대표팀은 1차 목표인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알제리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패배한다면 2회 연속 원정 16강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지지 않는 경기를 펼쳐 승점 1을 추가한다 해도 마지막 상대가 'H조 1강' 벨기에인 만큼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반대로 '사막의 전사'들을 상대로 승점 3을 추가한다면 2라운드 진출의 7부 능선을 넘게 된다.

23일 오전 4시 베이라 히우 경기장에서 열리는 알제리전은 대표팀에게 또 다른 의미에서의 '도전'이기도 하다. 월드컵 조별 라운드 2차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징크스를 깨는 일이다. 한국은 지난 8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유난히 2차전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8전 4무 4패(5득점 22실점)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대표팀은 월드컵 무대에서 아프리카 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이천수'안정환의 골로 1차전 상대였던 토고를 2대1로 제압했다. 이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선 이정수'박주영의 득점으로 2대2로 비기면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알제리와 1985년 12월 멕시코 4개국 친선대회에서 단 한 번 맞붙었다. 당시 김종부와 최순호의 연속골로 한국이 2대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알제리가 22위로 한국(57위)보다 훨씬 앞서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랭킹 1위인 스페인의 몰락에서 보듯 랭킹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한국이 만만히 볼 상대는 결코 아니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태극전사들은 알제리전 필승 결의를 굳게 다지고 있다. 자신의 월드컵 본선 데뷔경기에서 골을 넣은 이근호는 20일 취재진과 만나 "행운이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뛰겠다"며 "알제리전은 어떻게 해서든 이기는 경기를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중앙 수비수인 홍정호는 "알제리 2선 공격수들의 측면 침투를 사전에 차단하라는 지시를 홍 감독님으로부터 받았다"며 "러시아전에서 실수한 부분을 반드시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정호와 짝을 이루는 김영권 역시 "러시아전 실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가 조직적으로 실수해서 골을 먹은 것은 아니다"며 "첫 경기 고비를 잘 넘겨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고 전했다.

한편 상파울루 인근 소도시인 소카로바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알제리 대표팀은 한국 대표팀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시각에 포르투 알레그리에 도착했다. 한국-알제리전에 앞서 23일 오전 1시에는 같은 조의 벨기에와 러시아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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