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시대의 희생양 여성 수학자 소피 제르맹

요즘이야 여성들이 명석한 두뇌와 예리한 분석력으로 수학을 공부하고 수학자의 길을 걷는 예가 적지 않다지만 예전엔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금기시된 시대도 있었다. 프랑스의 여성 수학자 소피 제르맹도 시대의 희생양이었다. 13세 때 우연히 아버지의 서재에 있던 책을 읽고 수학자가 될 결심을 하였다. 하지만 부모들은 그를 막았다. 여자가 수학을 알 필요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책을 숨겨버렸고 밤이 되면 촛불도 꺼버렸다. 그러나 그는 담요 아래 숨긴 촛불 아래서 책을 읽고 문제를 풀었다. 자라서 고등교육을 받고 싶었으나 입학이 불허되자 교수의 강의노트를 몰래 구해 공부했다. 그 뒤 대수학자 가우스와 4년여 간 편지를 통해 연구 내용을 교환하면서 지도를 받았다. 당시 수학계의 난제였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이론을 정립했으며, 현대 탄성물리학의 기초를 이룬 중요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파리의 에펠탑에는 철제 빔의 탄성 연구에 공헌한 72명의 과학자들 명단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여기에 제르맹의 이름은 없다.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독신으로 살다가 유방암에 걸려 1831년 오늘 55세의 나이로 쓸쓸히 운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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