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20년을 함께한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라도 대접하고 싶었어요."
대구노인종합복지관 식당에서 20년간 근무해온 조리사 송종순(55'수성구 황금동) 씨가 퇴직 기념으로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제공해 감동을 주고 있다.
복지관 개관 때부터 일해온 송 씨는 지난달 말 퇴직을 앞두고 복지관에 오는 어르신 500여 명에게 점심비용(한 끼 1천500원)을 지원했다. 송 씨의 월급은 그리 넉넉하지 않으나 마음만은 천사 같다. 송 씨는 배식대에서 식판에 밥을 퍼 담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그래서 배식대 앞에 차례를 기다리는 어르신의 얼굴만 쓰윽 보면 식사량을 알 정도라 한다. 송 씨는 식판에 밥을 담으면 거의 그 양을 다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기계적으로 담아낸다.
복지관 노인들은 한결같이 송 씨의 퇴직을 아쉬워했다.
김용희(78'황금동) 씨는 "밥을 배식하며 노인들에게 뭐라도 한마디 덕담과 안부까지 물어주는 송 씨의 얼굴을 앞으로 볼 수 없어 서운하다"고 했다.
차석용(77) 씨는 "선하게 살아온 송 씨의 새로운 출발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상원(72'만촌동) 씨는 "사람은 떠나봐야 아쉬움을 알 수 있다. 송 씨의 그늘이 결코 작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방종현 시민기자 bjh1176@naver.com
멘토 김동석 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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