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청와대에 웃음꽃이 피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대표 등 여'야 정치권 리더들을 초청한 청와대 회동이 화기애애하게 이어진 것이다.
"헌정 사상 첫 (여성) 원내 대표로 기록이 됐다. 다시 한 번 축하 말씀드린다"고 먼저 박 대통령이 덕담을 건네자,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기 때문에 (첫 여성 원내 대표도) 있을 수 있었던 일 아닌가 생각한다"고 박 원내 대표가 화답했다.
별 돈이 들지도, 큰 힘이 필요한 일도 아닌데 애써 외면했던 청와대와 여의도 정치권 간의 대화 정치가 복원되는 현장에서 들려오는 평화로운 장면이 세월호 참사 이후 웃음을 잃고 얼어붙었던 국민들의 마음도 녹여주었다.
사전 '파란색'이라는 컬러코드를 요구한 것도 아닌데, 양 박(朴)은 희망을 상징하는 블루로 옷색을 맞추었다. 국내 정치의 큰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양 박은 '기자와 야인'으로 25년 인연을 갖고 있다.
박영선 원내 대표는 10'26 사태 이후 은둔생활을 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1989년 처음으로 '박경재의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나올 때 인터뷰 질문지를 만들었다. 또 1998년 대구 달성군에서 할머니들로부터 "근혜야, 밥은 먹고 다니나?" 며 큰 지지를 받아 엄삼탁 민주당 후보를 꺾고, 정계 입문에 성공하기 전에도 직접 인터뷰를 했던 여기자였다. 취재원과 정치인으로 같은 추억을 가진 두 여성이 지금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에 서 있지만, 상호 존중과 자매애로 정치의 새 지평을 열기를 기대한다.
두 여성 정치 거물이 만나던 이 날, 경북 영천 청소년수련관에서는 또 다른 여성들이 모여서 새로운 길 찾기에 나섰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어느 분야든 시대를 앞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 16명 경북 여성들을 찾아내서 출판한 '길을 만든 경북 여성' 인물 조명 세미나가 열렸다.
북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이날 '길을 만든 경북 여성들' 행사에는 전 재산을 털어서 김천고를 키워낸 최 송설당,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 추애경, 젖을 물리며 '미망인' 영화를 촬영했던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별의 도시 영천이 낳은 첫 신춘문예 등단 여류작가 백신애에 이르기까지 유리 천장과 유리벽을 뚫은 경북여성들이 조명되었다. 새 길을 열어가는 여성들, 그 노고가 세상에 웃음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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