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브라질 월드컵 통신] 아르헨 축제 분위기, 디폴트도 막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가 월드컵 준결승을 치른 9일은 아르헨티나 독립기념일로 공휴일이었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경기를 관람하려고 일찌감치 가족'친구들과 집 또는 카페에 모였고,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길거리는 한산했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최근 겪는 극도의 경기 침체와 사회 불안을 월드컵을 통해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싶어했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네덜란드를 꺾고 승리가 확정되던 순간에는 아르헨티나 전국이 들썩거렸다. 집집이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길거리를 다니던 택시들과 차들은 저녁 내내 승리를 자축하는 경적을 울려댔다. 물론 축포도 빠지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인플레와 높은 실업률 등 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012년 말 헤지펀드들이 제소한 채무상환 소송 건에 대해 미국 대법원이 올해 6월 헤지펀드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디폴트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경기가 악화 일로로 치달으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어지고 연일 시위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월드컵 결승 진출은 잠시나마 현재 겪는 고통과 갈등을 없애고 국민이 모두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만들었고,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시민들은 메시와 아르헨티나를 외쳐대고 우승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다. 정부 비판 일색이던 현지 언론들마저 모처럼 'Viva(비바) 아르헨티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디폴트 협상 역시 원만하게 진행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

박종근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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